트레저 아사히와 그의 자작곡에 대해
"Find your TREASURE!"
너의 보석을 찾아보라는 인사와 함께 등장하는 트레저. 10명의 멤버 모두가 뚜렷한 개성을 가지고 있는 그들은 말 그대로 보석처럼 빛나는 각자의 매력들을 뽐내고 있다. 그중에서 내 눈에 들어온 보석은 오사카의 낭만을 가득 싣고 온 멤버, 아사히이다.
어릴 적 일본 애니메이션에서 느꼈던 낭만을 의인화한다면 아사히가 아닐까 하고 감히 말하고 싶다. 일본에서 한국으로 와 YG엔터테인먼트에서 연습생활을 마친 뒤 트레저로 데뷔한 그는 노래와 춤뿐만 아니라 작사, 작곡에도 참여하며 그만의 낭만을 그려내고 있다.
트레저의 유튜브 자체 콘텐츠, '트레저 맵'과 '트레저 월드 맵'에서도 빈티지 의류를 쇼핑하고 필름 카메라로 추억을 남기는 등의 모습을 보이며 그는 아날로그에서 오는 감성을 사랑하고 있다. 그리고 그만의 감성은 그가 만든 음악에서도 드러난다.
오렌지
https://youtu.be/sA3taBUfp-Q?si=8oRbuECW5C405kpo
이 곡은 지는 오렌지 색의 노을을 바라보며 함께 있는 이와의 헤어짐을 아쉬워하는 모습을 담은 곡이다.
<응답하라 1994>라는 드라마를 본 적이 있는가? 아사히의 오렌지에서는 그 드라마 속에 묘사된 1994년만의 아날로그적 낭만을 떠올리게 하는 매력이 있다. 나정이를 짝사랑하는 칠봉이가 그녀와 헤어질 때 흘러나올 것 같은. 칠봉이처럼, 누구든 사랑을 할 때 상대와의 아쉬운 헤어짐을 뒤로한 채 집으로 돌아간 경험이 있을 것이다. 이토록 흔한 경험을 오렌지 색 노을에 집중해 풀어낸 가사가 독특해 인상적이라고 느꼈다.
해가 져도 기다리면 다시 뜨듯이 내일도 보고 싶다는 마음을 안고 화자는 집으로 돌아간다. 이 가사를 곱씹으며 나는 이 노래를 내일 또다시, 오렌지 빛 노을이 지는 시간에 찾아 듣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고마워 (ASAHI X HARUTO UNIT)
https://youtu.be/cyrGAnZUp1U?si=WcLgSySbvNepfgwQ
앞선 '오렌지'와는 사뭇 다른 락 사운드가 인상적인 곡, '고마워'이다. 연인과 헤어지며 그에게 고마웠던 점을 늦게나마 고백하고 있다. 대화를 할 때에 안녕, 잘 가 등의 인사말이 중요하다는 아사히의 생각에서 영감을 받아 시작된 곡이라고 한다.
네가 주었던 추억들은 모두 빛날 만큼 행복했으니 너도 아프지 않고 좋은 사람을 만나 꽃길만 걸으라는 너무나도 따뜻한 이별의 말 덕에 곡 전체를 감싸는 빠른 템포와 신나는 락 사운드에도 불구하고 어딘가 뭉클하게 한다.
아름다운 추억들은 언젠가 사라지겠지만, 내게 모든 걸 주고 사랑해 줬기에 고맙다는 말을 이렇게 노래로나마 전한다는 가사를 들으니 함께 했던 인연들에게 미처 전하지 못했던 진심들이 있다는 생각에 문득 아쉬움이 남는다. 그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더 일찍, 더 많이 전했다면 그 시간들이 더 빛날 수 있었을까? 앞으로는 사랑하는 이에게 고맙다는 표현을 아끼지 않아야겠다.
CLAP!
https://youtu.be/8B4y9eeCAUU?si=hW5lAGl-H-TfPrwl
한국에서는 '우리 모두 다 같이 손뼉을'이라는 가사로 알려진 동요, "If You're Happy And You Know it(Clap Your Hands)"에서 영감을 받아 작곡한 노래라고 한다. 코로나 바이러스 유행 당시 공연장 내의 함성이 금지되어 박수를 많이 치자는 의도 또한 담겨있다는 것도 '트레저- 'THE SECOND STEP : CHAPTER TWO' 다큐멘터리 영화 EP.2'에서 밝혔다. 이 두 가지 이유 때문인지 아사히의 자작곡 중에서 가장 통통 튀고 밝은 느낌이 든다.
'오렌지'에서는 해가 지는 것을 아쉬워하면서 슬프게 돌아갔다면, 'CLAP!'에서는 "해가 지면 어때, 그냥 시간은 신경 꺼!"라 말하며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오늘을 온전히 즐기는 모습이 보인다.
언제나 다른 듯 비슷한 틀 속에서 살아가다 힘들면 이 노래를 꺼내보자. 3분 내내 나를 향한 박수 소리와 함께 오늘 하루 정도는 어깨 위 짐을 내려놓고 쉬어도 된다는 귀여운 유혹이 즐거움을 선물해 줄 것이다.
병
https://youtu.be/wVfv3K6ed_Q?si=-a30436PxlY9Lt-S
어쿠스틱 한 사운드와 휘파람 소리가 인상적인 곡 '병'은 사랑하는 사람을 그리워하는 것을 병에 비유한 곡으로, 시적인 가사가 매력적이다.
가벼운 자전거를 타고 여운에 잠긴 화자는 평소보다 넓고 조용하게 느껴지는 공원에서 평소보다 잘 보이는 석양이 질 때부터 별이 무수히 펼쳐진 하늘이 나타날 때까지, 지금은 만날 수 없는 그 상대를 그리워하고 있다. 단순히 '나는 네가 이만큼이나 그리워'라는 감정만 전달하는 게 아닌 평화로운 공원에 앉아 주변 상황이 새삼 다르게 느껴지는 것을 이야기하며 그리움 속의 아름다움을 그려냈다는 것이 내가 이 노래를 사랑하는 이유인 것 같다.
이렇게 아사히가 제작한 네 곡의 끝에서 '병'을 들으며 생각한다. '나갈 수 없는 미로', '끝이 안 보이는 바다'에 빠진 듯, 아사히의 노래를 영원히 잊지 못할 병에 걸린 것 같다고.
아사히에게서 나오는 멜로디와 가사는 세피아 필터가 쓰인 듯, 빈티지하고 로맨틱한 매력이 있다. 자신의 낭만을 아름다운 음악으로 녹여내는 아사히. 다음 자작곡에는 어떤 이야기가 담겨있을지 기대하게 만드는 아티스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