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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프로기 Oct 11. 2015

그대 지식을 원하는가, 무크의 반향

[행간읽기] 2015.03.18 MOOC

1. 이슈 들어가기 

“MOOC와 같은 온라인 교육은 좀 더 넓게 지식을 공유하고 효과적으로 가르치기 위한 가능성을 제공했다.”(드루 파우스트 미국 하버드대 총장)

“MOOC는 교육에서 종이 인쇄 이후 가장 중요한 혁신이라고 확신한다.”(라파엘 라이프 미국 메사추세츠공대·MIT 총장)

“우리 학생들이 21세기 경제에 대비하기 위해 더 많은 대학에 (MOOC와 같은) 혁신적인 새로운 방법을 장려하고 싶다.”(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2. 이슈 디테일

프로기: MOOC가 떠오르고 있습니다. 몇 달 전에는 카이스트가, 몇 일 전에는 고려대가 MOOC 방식을 차용하겠다는 방침을 밝혔습니다. MOOC가 무엇인지, 대학의 방향이 바뀌게 될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법한데요. 한국 대학에 불고 있는 MOOC의 열풍을 살펴보고자 합니다.


1) MOOC에 대해서

세계적인 MOOC 사이트에 등록된 강좌는 인문학, 자연과학, 컴퓨터공학, 예술 등 다양한 전공 분야를 망라한다. 하지만 MOOC 사이트에서 강좌를 이수했다고 해서 학위가 나오거나 대학 학점과 모두 연계되는 것은 아니다. 일부 강좌의 경우 끝까지 수강하면 수료증을 주고, ‘나노학위’라는 별도의 학위를 주는 경우가 있지만 대학 명의의 학위는 아니다. 기본적으로 MOOC의 취지가 관심 분야에 대한 전문 지식을 쌓고 지적 호기심을 충족시키는 데에 있기 때문이다.


세계 3대 MOOC 사이트로 불리는 코세라(Coursera), 에덱스(edX), 유다시티(Udacity)는 모두 미국에서 만들어졌다. 이 밖에 영국의 유명 대학들이 참여하고 있는 퓨처런(Futurelearn)도 대표적인 MOOC 사이트로 꼽힌다. 

[동아일보, 2015년 3월 5일]  세계 명문대 석학 고급강의 무료로… 한국도 MOOC 수강 알음알음 확산


엄청난 수업료 때문에 접근 할 수 없었던 미국 명문대학의 강의를 유튜브나, TED를 통해 일반 대중에게 무료로 공개한다는 MOOC의 초기(1.0) 의도는 매우 혁신적이고 공익적이었다. 무크 2.0은 교세라,  에드엑스, 유다시티, 칸 아카데미 등으로 기능과 역할에 따라 분화 발전하는 단계다. 여기서부터 MOOC의 정체가 조금씩 드러난다. 선풍적 인기에 따른 서버와 콘텐츠 탐재를 위한 엄청난 운영비를 조달하기 위해 수료증, 자격증 발급, 기부금 요구는 물론이고 컨소시엄 대학들에게 상당한 금액의 회비를 요구하고 있다. 게다가 교육적 효과에 대한 여러 가지 비판적 시각도 많다.

[한국대학신문, 2015년 2월 22일] [칼럼] MOOC가 대한민국 교육을 바꿀 것인가

프로기: MOOC를 실행하면 동시에 진행될 수 있는 것이 플립러닝, ‘거꾸로 수업’이라고 불리는 방식입니다. 이 방법은 무엇일까요. 


'거꾸로 수업' 혹은 '플립러닝(Flipped Learning)'이라고 불리는 이 방식은 동료교수법을 개발한 하버드대의 에릭 마져 교수가 창안한 아이디어다. (...) 플립러닝 은 이러한 형식을 거꾸로 하여 온라인으로 미리 강의를 듣고, 강의실에서 학습자 간 학습 활동을 하는 새로운 수업 방식이다. 실제로, 학습자가 눈으로 보고 듣기만을 하는 경우 10% 학습 효율을 보인 반면, 설명하고 토론하는 시간을 가질 경우 90%의 학습 효율을 가져다 주었다. 또한 동료 학습자들의 상호 평가를 통해 학습자는 자신의 학습 경과를 다른 학습자들의 결과와 비교하고 벤치마킹(benchmarking)하기 때문에 학습 효과를 높일 수 있다.

[디지털타임스, 2014년 12월 19일] 스마트동스쿨, 놀라운 학습방법 `플립러닝(거꾸로수업)`을 아시나요?

“‘강의’는 가르치는 입장에서는 아주 효율적인 방법입니다. 하지만 배우는 사람 입장에서는 최악이에요. 미네르바에는 강의가 없어요. 이런 교육과정에서 교수의 역할은 협력자(facilitator)예요. 학생들이 수업에 능동적으로 참여하고, 문제의 다양한 관점을 인지할 수 있도록 유도합니다.” 현 미네르바 스쿨의 예술과학대 학장이자 이 학교의 커리큘럼 디자인에 참가한 스티븐 코슬린 교수(전 하버드대 사회과학대 학장·인지심리학)의 말이다.

[한겨레, 2015년 2월 9일] 강의·도서관 없는 대학, 고등교육의 새 패러다임 열까


2) MOOC실천!

프로기: 그렇게 해서 카이스트와 고려대는 적극적으로 MOOC와 거꾸로 수업을 진행하겠다고 공시했습니다. 그리고 MOOC는 K-MOOC와 더불어 여러 대학에서 진행되고 있습니다. 


사립대 주자: 고려대학교, 숙명여자대학교

염재호(60) 고려대학교 신임 총장은 '4수(修) 총장’이다. (…) 염 총장은 지난 12일 본지 인터뷰에서 학생 선발 개편, 유연 학기제 도입, 토론식 강의 확대 등 대대적인 개혁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대학 교육방식은 어떻게 바꿀 것인가.

"지금까지는 강의실에서 지식 전수하고 숙제 내주는 식으로 가르쳤다. 그러나 앞으로 강의는 동영상 등을 통해 밖에서 보고, 강의실에서는 교수와 조교가 10~15명의 소규모 학생을 모아 문제 해결을 돕는 토론식 수업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이렇게 해야 학생들에게 좀 더 다가갈 수 있고, 잠재력도 끌어낼 수 있다. '유연 학기제'도 도입하겠다. 지금은 1년에 2학기인데, 교수 재량으로 1년에 3~4학기제를 할 수 있도록 하겠다. 이렇게 하면 교수들이 외국과 공동 연구를 더 활발히 할 수 있고, 학생들도 외국에 나가 공부할 기회가 많아진다."

[조선일보, 2015년 3월 16일] 올해부터 出席 체크·학점 상대평가 없다

온라인공개강좌 '무크'(MOOC:Massive Open Online Course)의 전문가인 김형률 숙명여대 디지털휴마니티즈센터 소장은 무크를 "대학의 혁명이자 지식 전달의 생태계가 문명적 차원에서 변화한 것"이라고 정의했다. 글씨와 인쇄술의 발달에 이어 인터넷의 문명화로 지식 전달의 틀과 방법이 물리적인 제약을 뛰어넘어 무궁무진해졌다는 것이다.

[연합뉴스, 2015년 2월 8일] "한국형 '무크'…국내 틀 벗어나 외국과 연계해야”


공립대 주자: 카이스트

KAIST는 무크로 ‘플립러닝(flipped learning)’을 도입해 교육방법에 혁신을 일으키겠다는 계획이다. 플립러닝은 강의 시간 전 미리 강좌를 듣고 수업시간에는 토론, 실험 등 심화 학습을 수행하는 방식의 교수학습법이다. KAIST는 올해 100개 과목을 플립러닝으로 대체하고, 5년 내 전체 강좌의 30%를 플립러닝으로 바꾸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KAIST는 현재 자체 무크 플랫폼 ‘쿠크(KOOK)’를 준비 중이다. 쿠크는 네이버 교육재단 NHN넥스트가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KAIST는 에듀케이션 3.0으로 축적한 수백건의 온라인 강좌 자료를 다듬어 내년 3월 시험 서비스를 시작할 방침이다. KAIST는 장기적으로 대규모 공개 온라인 실험인 ‘MOOL(Massive Open Online Lab)’을 도입하는 것도 구상하고 있다. 

[조선비즈, 2014년 10월 13일] 걸음마 뗀 한국형 무크(K-MOOC)

“설문조사를 진행해보니 코세라 강좌를 통해 카이스트를 처음 알게됐다는 수강생이 85%에 달했습니다. 무크 강좌를 통해 카이스트가 전세계적으로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교수 입장에서는 전세계 학생들이 자신의 강의를 듣고 깊이 있는 질문을 던져오니 굉장히 흥미롭고 보람차다는 분위기입니다. 또 학계에서는 리더십을 높이는데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조선비즈, 2012년 10월 24일] 글로벌 티처·글로벌 스튜던트 인터뷰 -이태억 KAIST 교수학습센터장


3) MOOC도 다시보자

프로기: 이러한 세계적인 흐름을 따르듯, 한국에서도 K-MOOC가 정부 차원에서 진행되고 있습니다. K-MOOC가 성공하려면 ‘운영기관의 공신력, 콘텐츠의 사회적 요구 적합성, 플랫폼의 편의성’이 중요하다고 꼽히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도 많습니다. 

콘텐츠를 살펴보면 기존 KERIS를 중심으로 한 1만여 개의 KOCW 콘텐츠와 21개 사이버대의 9708개(2014년)의 콘텐츠가 있음에도 사이버대학을 제외하고 별도로 일반대학 10개를 선별해 20억 원의 예산을 투자해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겠다고 한다. 1만개가 훨씬 넘는 기존의 콘텐츠를 배제하고 지금 온라인교육을 시작하는 일반 대학에서 기존 콘텐츠를 능가하는 ‘명품’을 생산해 낼지 의구심이 든다. 

[한국대학신문, 2015년 2월 22일] [칼럼] MOOC가 대한민국 교육을 바꿀 것인가

다만, 전문가들은 현재 K-MOOC에 배정된 예산이 그다지 넉넉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 상황에서 K-MOOC가 다른 유명 무크 플랫폼처럼 최고 수준의 대학 강의를 유치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 대학들이 자체 무크 플랫폼을 계획중인 상황도 걸림돌이다. 이태억 KAIST 교수는 “대학들이 자체 무크 플랫폼을 구축하기 위해 바쁘게 움직이고 있는 상황”이라며 “대학들이 K-MOOC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여력이 있을 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조선비즈, 2014년 10월 13일] 걸음마 뗀 한국형 무크(K-MOOC)

한국에서는 미국의 MOOC가 등장하기도 전에 그에 버금가는 교육 콘텐츠와 교육수요를 이미 사이버대학에서 제공하고 있었다. 사이버대학은 2001년부터 우리 사회가 요구하는 대학수준의 콘텐츠와 자격증 그리고 학위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는 학습 생태계는 물론 언제 어디서든 접근 할 수 있는 교육 시스템을 갖추고 있었다. 그 수혜자들인 졸업생 누적이 2014년 기준으로 14만1244명이고, 현재 재학생 10만8262명이 그 혜택을 누리고 있다.

[한국대학신문, 2015년 2월 22일] [칼럼] MOOC가 대한민국 교육을 바꿀 것인가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지난해 6월 ‘대학의 미래’라는 특집기사에서 전통적인 대학 중심 고등교육 체제의 위기를 전망했다. 이코노미스트는 대학의 재정난과 평생교육기관으로서의 역할 변화를 위기의 초점으로 잡고, 무크와 같은 온라인 강좌의 확산이 위협적이라고 지적했다. 장소·시간·비용에 구애받지 않고 높은 수준의 대학 강의를 수강하고 학위까지 인정받을 수 있다면 비싼 등록금을 내야 하는 대학의 존재 이유가 반감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하버드 경영대학원 클레이턴 크리스텐슨 교수는 2013년 “무크가 다수의 비효율적 대학들을 사장시킬 것”이라며 “향후 15년 안에 미국 대학 절반 이상이 파산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경향신문, 2015년 3월 3일] 걸음마 떼는 한국형 ‘무크’… 평생교육의 백년대계 찾아라


3. 편집인 코멘트

프로기: 공유경제, 공유지식이 키워드인 요즘. MOOC는 TED를 비롯해 온라인 상에서 활발하게 이뤄져왔던 움직임이었습니다. 올해로 카이스트와 고려대라는 공립대와 사립대가 전격적으로 학사 제도에 이 방식을 차용했는데요. 5~10년 뒤면 우리가 알고 있던 대학 강의실이 현재와는 많이 달라질까요? 교육의 질은 어떻게 될 것인지, 대학 서열 문제는 어떻게 변화할 지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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