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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프로기 Oct 31. 2023

산후 관리사님들

36일 차

짧은 이야기지만. 각종 산후 서비스들을 받으면서 다른 엄마들의 삶을 듣게 돼. 산후조리원에서 3주나 있다 보니까 일하시는 분들하고 이야길 더 나누게 됐어. 청소하시는 여사님은 항상 파란 바지에 검은 앞치마를 입으셨는데. 태국에서 10년 넘게 통역일을 하시던 분이래. 이중 국적자이시기도 하셨고. 아들이 태국에서 살 지 한국에서 살 지 고민이라는 얘길 해주셨어. 새벽 당직하시는 관리사님은 딸이 독일에서 음악으로 유학을 하고, 사위가 독일 사람이라 손주가 혼혈이라시나봐. 너를 보며 손주 얘길 하시는데 미소가 가득하시더라. 오늘은 산후도우미 선생님이 시간이 끝나고서도 30분을 더 수다 떨다가 가셨는데. 살아오면서 한번 아주 크게 무너진 적이 있으셨나봐. 하루는 아이들 학교에 보낼 현금이 아예 없었대. 설거지 하며 체념하듯 기도를 하고 시장엘 갔는데, 아는 사람이 지나가다가 줄 게 있따며 돈 봉투를 주더래. 딱 필요한 만큼의 현금이 들어있는 봉투를.

이렇게 엄마로 살아가는 다른 60대 여자들의 이야길 들으면서. 엄마의 삶에 대해서 생각하게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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