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조기폐경 극복 에세이2]
나의 첫 생리(정혈)는 중학교 1학년 때였던 걸로 기억한다. 갈색 피가 팬티에 묻어났길래 '올 것이 왔구나'생각했다. 너무 어릴 때 시작한 친구들은 ‘악!!! 이게 뭐야!?’라고 생각했을 수도 있지만 나는 기다리고 있던 상태라 크게 놀라진 않았다.
오히려 어른이 되는 기분이라 좀 반가웠다. 그런데 반가움도 잠시, ‘어떻게 이걸 매 달 하지?’라는 생각으로 재빨리 바뀌었다.
그만큼 불편하고 고통스러웠기 때문이다. 생리전증후군(PMS)으로 한 달에 1주는 몸이 욱신거리고 복부 팽만감이 심했고 생리(정혈)할 때는 또 하는 대로 치골과 허리가 아팠다. 그리고 그 느낌. 생리대만 써야 하는 줄 알았던 그때는 그 굴 낳는 느낌도 참으면서 지냈다.
시간이 흘러 생리대 - 탐폰 - 생리 컵까지 섭렵하게 되었는데, 정말 도전에 연속이었다.
개인적인 경험으로 비추어 볼 때 여성용품으로서 생리대, 탐폰, 생리 컵을 사용해본 장단점은 이러했다.
생리대 :
[ 장점 ]
1) 착용면에서 가장 진입장벽이 낮다.
2) 구매처가 많아서 접근성도 좋다.
[ 단점 ]
1) 착용감(굴 낳는 느낌 생생함)이 아주 구리다.
2) 가성비가 안 좋다. 자주 갈아야 하고, 평소에는 중형, 잘 때는 오버나이트, 끝 물에는 라이너 등 종류별로 구매해야 한다.)
3) 여름에 착용 시 피부 쓸림과, 땀띠를 유발한다.
4) 각도에 따라서 잘 샌다.
솔직히 단점이 더 많았다. 그러나 가장 오래 썼던 생리 용품이다. 그때는 이것만 있는 줄 알았고, 더 알아볼 생각도 없었다. ‘다 그렇게 사는 거지 뭐…’이런 나이브한 마인드였다.
탐폰 : 좀 더 나이가 들고, 탐폰이 있다는 걸 알았다.
[ 장점 ]
1) 생리(정혈) 기간에도 운동하기가 수월 하다.
2) 굴 낳는 느낌을 느끼지 않아도 된다.
3) 양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생리대보다 착용시간이 더 길다.
[ 단점 ]
1) 진입장벽이 높다. 처음에는 어찌나 어렵고 끔찍하던지 뭔가 죄악스러운 것처럼 느껴졌다.
2) 접근성이 낮다. 좀 작은 편의점에는 제대로 팔지도 않는다.
3) 장시간 사용할 경우 독성 쇼크 증후군을 유발한다.
질 내 삽입형인 탐폰이 독성 쇼크 증후군(TSS)을 유발해 1968년부터 1980년까지 미국 내에서만 38명이 사망했다는 기록이 있다.
이 둘의 공통적인 단점은 일부러 따로 적는다. 제품의 효과성에만 집중했지, 인체에 얼마나 유해했는지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 2017년 8월 시작된 생리대 파동을 보면 알 수 있다.
생리대의 유해 물질이 얼마나 많은지, 정말 순면! 순면! 광고하는 생리대들도 결국 제일 상단에 있는 커버만 순면이고 얼마나 유해물질로 꾹꾹 눌러 담아 만들었는지… (피부에 닿는 거라는 생각을 안 하는 게 아닐까?)
탐폰도 전체 성분을 공개하라는 환경단체에 요구에도 끝까지 공개를 안 하는 걸 보면 생리대와 크게 다를 바 없긴 할 것 같다.
여성으로 살아가기 위해 필연적으로 경험하는 생리(정혈)를 버티기 위해 필사적으로 찾은 대안은 생리컵이었다. 면생리대도 선택지로 할 수 있겠지만, 좀 더 활동적으로 살고 싶었기 때문에 생리컵이 제격이었다.
생리컵
[ 장점]
1) 가성비가 좋다.
2) 인체에 무해하다,
3) 온갖 활동적인 운동에도 잘 새지 않는다.
4) 착용 가능 기간이 길다.
[ 단점 ]
1) 자신에게 꼭 맞는 골든컵을 찾기까지 비용이 많이 발생할 수 있다. (개당 2~5만 원)
2) 착용에 성공하기까지 필사의 노력을 해야 한다.
3) 지금은 각종 생리 컵 리뷰 영상, 사용법 등 정보가 많아졌고 판매처도 늘어났지만, 아직도 다른 여성용품에 비해서 구매처가 적다.
4) 소독하고 관리하는 게 귀찮을 수 있다.
휴, 생리컵까지 왔다.
이제는 행복한 생리(정혈) 라이프를 보내면 되겠구나 싶었는데,
조기폐경 진단을 받았다.
아! 인생이란 이런 거구나, 내가 예상하지 못한 순간에 뒤통수를 세게 때리는구나 그때 깨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