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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대로 되지 않아 다행일 때가 있다

2025년 가을 밤의 기록

by 김열매

뜻대로 되지 않아 다행일 때가 있다.


이 말을 유독 자주 되뇌이는 시기가 있는데

요즘 그러하다.


시간이 흘러 흘러

아 그때 내뜻대로 되지 않은 게 정말 감사하다!

싶을 때가 있다.


물론

시간이 흘러도 도통 이해되지 않는

그런 순간들도 기억에 남아 있기에


근간의

이해하기 어려운 순간들이

시간이 지난다고 이해가 될런지는

모르겠다.


생의 순간 순간을 소중히 살아가면서도

너무 애쓰지 않고 자연스럽게 산다는 건

가능하지 않은걸까


옆에서 악을 쓰고 죽어라 노력하면

좀더 크게 악을 쓰고

좀더 죽어라 노력해야한다고

내 귀에 대고 외치는 사람들,


나는 귀청이 터져나갈 것만 같아.


잔잔한 피아노 소나타를

볼륨 1로 켜두고

조용히 잠들고 싶은 밤


*

벽을 보며 악을 쓰기보다는

길바람을 맞으며

광합성을 하고싶은 마음


2025년 가을도 이렇게 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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