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푸라잉 Jan 10. 2024

비건의 축복이 끝이 없네

한 명의 비건보다 열 명의 비건 지향인이 대세


"현재 세계 비건 인구는 8천800만 명,
지난해 세계 비건 식품 시장은 160억 5천만 달러에 달합니다."


사진 = 풀무원, SPC, 스타벅스코리아

한국의 채식 인구 또한 2021년 기준 약 250만 명으로 최근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거 알고 계셨나요?
이에 따라 cj, 풀무원, 삼양식품 등 여러 식품 업계 대기업에서도 비건 시장에 뛰어들고 있어요. 그러고 보니 스타벅스에서도 예전엔 없던 오트 밀크 옵션이 생기기도 했고, 써브웨이의 베지 메뉴도 비건을 위한 메뉴죠. 이렇게 보니 비건, 꽤 가까이 있었네요! 그렇다면 대체 비건이 정확히 뭐길래 이렇게 인기를 끌게 된 걸까요?


비건 푸드, 비건 레더, 비건 화장품

비건은 우리의 라이프스타일에 동물이 활용되지 않는 것을 뜻해요. 그래서 식품뿐만 아니라 화장품, 패션 등 다양한 분야로 확장되고 있어요. 다들 한 번쯤은 구매해 보셨을 비건 레더, 비건 인증 화장품 모두 동물을 활용하지 않은 제품이라는 거! 원래 비건은 정도에 따라 비건, 락토 베지테리언, 플렉시테리언 등으로 세분화할 수 있어요. 그중에서도 비건은 완전 채식주의로, 동물의 부산물이나 동물실험을 통한 상품까지 배제하는 단계인 거죠.


그래서 사람들이 왜 비건을 선택하냐구요?


비건은 윤리적 도덕적 이유, 종교, 건강 상의 이유로 실천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최근에는 기후 위기나 동물권에 대한 인식이 높아져 비건을 지향하기도 한답니다! 특히 한국의 비건 식품 산업은 유당 불내증의 증가와 지속 가능한 식품에 대한 관심이 맞물리면서 더욱 가파르게 성장 중이라고 해요. 건강, 환경, 동물 보호에 관심이 많은 바로 우리, MZ세대가 주축이 되고 있죠!


그런데 한편으로는 비건에 대해서 비판적인 시각을 갖고 있는 사람들도 있다고 해요. ‘비건을 하는 것은 힘들다’, ‘비건 음식은 맛이 없다’, ‘비싸다’는 편견이 크죠.


그렇다면,

정말 지구와 나의 건강을 지켜줄

맛있는 비건 음식은 없는 걸까요?



<INDEX>
1) 부산에서 비건으로 살아남기, 아르프
2) 육류 소식주의로의 변화, 꽃밥에피다
3) 기분 좋은 포만감을 원한다면, 로컬릿
4) 100번 시도한 비건 치즈, 레이지파머스



아르프 | 비건으로 살아남기

'돼지국밥'의 도시 부산에서 '비건 식당'이 띄운 승부수는?


아르프 비건 버거, 고사리 파스타

at 아르프

"바다의 에너지를 가득 품은 부산의 섬, 영도. 오롯이 영도에서만 느낄 수 있는 항구의 거친 바다 내음 때문인지 태종대 해녀촌과 조개구이는 부산 여행자들의 먹킷리스트로도 유명하죠! 저도 태종대 조개구이 참 좋아하는데요.. 이번에는 아쉬움을 뒤로한 채 또 다른 로컬리티를 전달하는 비건 레스토랑, 아르프(arp)를 다녀와봤어요! arp(around plants)는 ‘내가 마주하는 둥그런 접시에서 둥그런 지구로 연결되는 긍정적이고 윤리적인 식탁’을 뜻한다고 해요. 육류와 해산물, 유제품 등 일체의 동물성 식재료를 쓰지 않지만,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채소 요리를 제공하죠! 돼지국밥의 도시 부산에서 비건음식으로 살아남은 한 방은 뜻밖에도 ‘경험, 공간에 대한 남다른 접근’이었어요. 단순히 예쁘기만 한 공간이 아니었어요. 비건 레스토랑이라고 하면 푸릇푸릇한 매장 이미지가 먼저 떠오르곤 하는데, 이곳은 모던(modern) 그 자체. 사실 말을 하지 않으면 비건 레스토랑인지 구분하기도 어려울 정도였어요. 하지만 매장 곳곳에 담긴 이야기, 음식과 공간의 조화에서 그들의 메시지를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답니다. 비건과 논비건 모두를 사로잡기 위해 ‘공간 전체에 비건이라는 무드를 녹이지 말 것’, ‘공간을 통해 고객에게 은연중에 채식을 강요하지 말 것’이라는 그들만의 철학을 녹였다고 해요. 자연스러운 곡선의 미가 느껴지는 디자인, 편안한 색감의 퍼니쳐와 오브제까지! 실제로 이곳 아르프의 고객 중 대다수가 공간의 미감과 맛만 보고 찾아온 논비건이라고 하네요! 가구 하나부터 물 잔 하나까지 모두 직접 제작하거나 주문 제작한다고 합니다. 어쩐지 매장에 들어설 때부터 분위기가 예사롭지 않더니.. ‘과연 브랜딩 예술이네요!’"


주소 부산 영도구 태종로99번길 35

영업시간 월~일 11:30~20:00 (매주 목요일 휴무)

인스타그램 @arp_kitchen

추천메뉴

땅콩호박 스프 | 0.9

고사리 파스타 | 1.6

아르프 비건 버거 | 1.6

레모멍 | bottle 3.8 / glass 0.8





꽃, 밥에 피다 | 육류 소식주의로의 변화

<미쉐린 가이드 서울>의 첫 그린 스타


박속초무침 비빔국수, 보자기비빔밥

at 꽃밥에피다

"인사동 쌈지길을 따라 쭉 걷다 보면 나오는 작은 골목길, 정겨운 글씨체로 쓰인 간판이 저 멀리서 보이네요. 겉보기에는 수수하지만 무려 이곳, ‘6회 연속 미쉐린 빕 구르망, 3회 연속 미쉐린 그린 스타’에 선정되었다고 해요. 그럴 만도 한 게, 농장 법인에서 직영하는 ‘꽃, 밥에 피다’는 식재료의 95%를 유기농 농장과의 직거래를 통해 조달하고 있어요. 그야말로 농장과의 상생을 도모하는 착한 식당이더라고요! 멋스러운 입구를 지나치면 한옥풍으로 세심하게 꾸며진 식당 내부가 보여요. 식재료를 비롯하여 인테리어와 담음새 등 어느 것 하나 정성이 느껴지지 않는 곳이 없어요. 안에는 외국인 관광객들과 중장년층 손님이 주를 이뤘는데요. 저였어도 이렇게 정갈한 한 끼를 맛볼 수 있는 곳이라면 여행 중에 꼭 방문했을 것 같네요. 테이블 위에 적힌 귀여운 한복 저고리에는 예약석이라는 글자가 수 놓여 있었어요. 옆 테이블에 앉은 외국인 손님들이 이 저고리를 보고 감탄하는데, 제가 다 뿌듯한 거 있죠! 이곳은 육류는 물론이고 해산물과 유제품조차 사용하지 않는 ‘완전한 비건’ 식당은 아니에요. 비채식인도 즐길 수 있는 비거니즘을 지향하다 보니, 진입장벽을 낮춘 것이지요. 그래서 아직 비건이 익숙지 않은 손님을 위해 ‘맥적 제육 비빔밥’과 ‘유기농 한우 떡갈비’등 육류가 들어간 메뉴도 판매하고 있답니다. 꼭 동물성 제품을 모두 배제하는 것이 아닌, 육류 소식주의로의 변화를 도모하고 있는 것이 인상적이었어요."


주소 서울 종로구 인사동16길 3-6

영업시간 월~일 11:30~21:00 (브레이크 타임. 15:00-17:00)

인스타그램 @flowerrice_official

추천메뉴

보자기비빔밥 | 2.4

박속초무침 비빔국수 | 2.4


 
 

로컬릿 | 기분 좋은 포만감을 원한다면

<서울 미식 100선> 채식 부문 2년 연속 베스트


체소 테린, 가지 라자냐, 호박 까넬로니

at 로컬릿
"비건은 맛없을 것이라는 편견을 깨준 곳이에요. 한적한 옥수역 근처에 위치한 로컬릿(Local Eat) 입니다. 저는 평소에 육식주의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고기, 유제품 등을 너무 좋아해요. 사실 비건이라 하면 콩고기나 채소만 가득한 이미지가 있어서 약간의 반감도 있었던 것 같아요. 맛있는 걸 좋아하는 저에게 비건은 ‘굳이?’ 싶은 이미지였죠. 그러다가 바로 이곳, 로컬릿을 알게 되었어요! 로컬릿은 지역의 재철 식재료로 건강하고 맛있는 요리를 만드는 이탈리안 레스토랑이에요. 서울 미식 100선 채식부문에서 2년 연속 베스트로 뽑히기도 한 인증된 맛집이랍니다! 알록달록 예쁜 비주얼에 감탄이 절로 나왔던 '채소 테린', 몽글몽글 살살 녹았던 '가지 라자냐', 구운 호박 치즈 퓨레가 가득 채워져 나온 '호박 까넬로니'. 눈으로 보나 맛으로 보나 훌륭한 요리에 감탄사를 연발하며 먹었는데요. 가장 마음에 들었던 건 기분 좋은 포만감이었어요! 고기나 인스턴트로만 배를 채우면 더부룩하고, 불쾌한 포만감이 들었던 경험 다들 있으시죠? 그런데 이렇게 건강한 한 끼를 먹으니 나를 아끼는 기분도 들고 딱 정갈한 식사를 한 느낌이었어요. 아, 이래서 다들 비건을 찾나? 싶더라고요. 이제 열 번 중에 두세 번 정도는 맛있는 비건으로 나를 위한 한 끼를 하고 싶다는 생각도 하게 되었네요."


주소 서울 성동구 한림말길 33

영업시간 월~일 11:00~21:00 (브레이크 타임. 15:00-17:00)

인스타그램 @the_local_eater

추천메뉴

채소 테린 | 1.6

가지 라자냐 | 1.7

호박 까넬로니 | 2.0

아페롤| 0.9




레이지파머스| 100번 시도한 비건 치즈

남산대학교 식물학과 레이지파머스?


토마토 라구 파스타, 새송이 관자 파에야, 토마토 루꼴라 화덕피자

at 레이지파머스

"신비로운 느낌 가득한 기찻길을 지나면 레이지파머스 도착입니다! 처음 들어가자마자 마주한 건, 쇼케이스에 있는 식료품들이었어요! 매장에서 어떤 식재료를 사용하는지 확인할 수 있고, 직접 비건 식료품도 판매하고 있어서 더욱 신뢰가 가더라고요! 또 매장 안에는 ’재배실’이라는 특별한 공간이 있는데요, 스마트팜으로 직접 수확한 식재료를 샐러드에 섞어 제공 중이라고 합니다! 여기서 한 가지 더 재밌는 점은, 남산 대학교 식물학과라는 대학 컨셉이 있다는 것이에요. (처음 오신 분들을 신입생이라고 불러요) 독특한 브랜딩이 나름 독보적이었습니다! 레이지파머스만의 고객 경험 요소들이 매우 인상적이었답니다! 저는 이번에 매장을 방문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본 점이 바로 ‘맛’이었어요. 모든 요리는 ‘맛’이 목적이지만 채식은 ‘재료’가 중심이라고 느껴져서 솔직히 ‘맛은 포기한 요리’라고도 생각했었어요. 웬걸, 모든 메뉴와 사랑에 빠져버렸어요..! 그중에서도 화룡점정은 피자 위에 올라간 무척 고소하고 맛있는 모짜렐라 치즈! 무려 ‘비건 크림’으로 만든 수제 치즈였어요…!(사장님께서 맛있는 비건 치즈 개발을 위해 100번 시도했다고 하네요) 치즈를 한입 먹자 올라오는 고소한 치즈 맛이 일품이었습니다!"


주소 서울 용산구 회나무로35길 5

영업시간 월~일 11:30~21:30 (브레이크 타임. 15:00-17:00)

인스타그램 @lazyfarmers_

추천메뉴

토마토 라구 파스타 | 2.3

토마토 루꼴라 화덕피자 | 2.9

새송이 관자 파에야 | 2.3     




트렌드 맛집에서 지식을 뽐내고 싶다면

@trying_frying


다음 주엔 어떤 걸

푸라잉(frying, food trend trying) 해볼까요?


                    

매거진의 이전글 '괴식'에 빠진 유통업계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