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질문에 명쾌하게 답하기 힘듭니다. ‘직무 분석, 현업 요청, 인건비 등’과 같은 설명은 현실적이지만 소신이 부족하죠. 이 질문에 대한 저의 답은 과거 재직했던 회사의 채용 프로세스 개선안의 콘셉트가 되었습니다.
그 콘셉트는 다음과 같이 도출되었습니다.
신입과 경력의 차이는 ‘회사에 입사 후 짧은 시간 안에 일과 회사 환경에 적응하고 일을 할 수 있으면 경력, 아니면 신입.’이라는 말의 핵심은 ‘무엇(해야 할 일)을 안다 또는 모른다’에 있습니다. 무엇을 안다면 얼마큼 아는지 모른다면 얼마큼 모르는지 어떻게 구분할까요?
그 답을 교육심리학과 철학(소크라테스)에서 찾았습니다. 무엇을 안다, 모른다는 개념은 다음과 같이 네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참고로 채용 프로세스의 콘셉트는 ‘성장 가능한 인재 채용’이었습니다.)
1) 알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지 못한다.
2) 알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3) 알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4) 알고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한다.
'안다'는 개념은 알기 전과 후의 자신이 변했다는 알 수 있을 정도를 의미합니다. 네 가지의 개념을 이해하기 쉽게 부연 설명을 덧붙입니다.
1) 알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지 못한다.
시작도 못한 상태. 알지 못한다는 사실조차 알지 못하므로 배움에 대한 욕구나 필요성도 없습니다.
예 1) 신입 인사담당자 : 취업 스터디 경험이 있다. (회사에서 실제로 무엇을 하는지 모른다.)
예 2) 경력 인사담당자 : 인사업무를 몇 년 해서 다 아는 것 같다. (실제로 자신이 무엇을 모르는지 모름)
2) 알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1)에서 어떤 계기를 통해 '알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상태로 옮겨 가면, 이때 비로소 배움에 대한 욕구와 필요성이 생겨납니다.
예 1) 신입 인사담당자 : 채용 업무를 하게 되었는데, 지원자 입장에서 보던 것과 다르게 챙겨야 할 게 많은데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예 2) 경력 인사담당자 : 새로운 사업군의 직종의 인센티브 구조를 어떻게 기획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3) 알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2)의 상태에서 학습과 경험을 쌓으면서 '알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상태로 옮겨 가게 됩니다. 자신이 알고 있다는 사실을 스스로 의식하게 됩니다.
예 1) 신입 인사담당자 : 채용 업무에서 챙겨야 할 것들을 알게 되었고 체크리스크 작성해서 챙기고 있다.
예 2) 경력 인사담당자 : 새로운 사업군과 직종의 특성을 알게 되었고 인센티브가 성과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분석하여 알게 되었다.
4) 알고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한다.
진정한 달인, 즉 숙달의 영역인 '알고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하는(잊고 있는)' 상태, 즉 알고 있다는 사실을 의식하지 않아도 자동적으로 몸이 그렇게 반응하는 정도의 수준에 이른 상태입니다.
예 1) 신입 인사담당자 : 별다른 체크리스크 없이도 채용을 진행할 수 있고, 문제가 있는 부분을 찾아서 개선한다.
예 2) 경력 인사담당자 : 무언가 새로운 이슈를 해결하는 시간이 짧아지고 그 퀄리티가 높으며, 종합적인 사고를 통한 기획이 가능하다.
4가지를 기준으로 한 경력, 신입의 채용 기준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열정, 그릿, 센스는 이 글을 쓰면서 추가하였으며, 기존에는 로열티 3가지를 검증하는 것이었습니다.)
성장 가능성은 최소 2단의 수준에는 있어야 된다고 판단하였으며, 1단계를 일부분 포함시켜 놓은 것은 일부분은 1단계에 해당해도 괜찮다는 것입니다.
성장 가능성은 최소 3단계 수준에는 있어야 된다고 판단하였으며, 이는 신입과는 차이가 있는 경력직의 성격을 반영한 것이라고 보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