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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현실적인 한계로 사람 뽑기 어렵다


채용은 왜 할까요?


   2013년 여름. 제가 속한 회사의 채용담당자에게 질문했습니다. 당시 인사 파트장으로써 파트원들에게 자신이 하는 일을 왜 하는지 자신만의 생각으로 한마디로 정의할 것을 파트원들에게 강조하고 생각하게 만들었습니다.  


우물쭈물하던 채용담당자가 되묻습니다.


“채용은 왜 하나요?”

“채용은 가능성의 확보를 위해 해요. 가능성은 성장 가능성, 성과 가능성, 조직 융화 가능성 등을 포함해요. 그리고 채용담당자는 이 가능성을 높이는 사람이에요.”

“왜 가능성인가요?”

“입사해서 함께 일하기 전까지는 그 사람이 어떨지 모르기 때문이죠.”


   회사는 채용을 더 잘하기 위해 채용 전략을 수립하고 프로세스를 개선하며 다양한 검증 기준을 만들고 검증 툴을 도입합니다. 또한 내부 직원을 채용심사자로 주기적으로 교육도 하고 경우에 따라 외부 전문가도 면접관으로 초빙합니다. 세부 기준과 프로세스는 다를 수 있지만 대부분의 회사는 서류 전형과 필기시험, 1~3회의 면접 등으로 채용 프로세스를 운영합니다.


   이러한 채용 프로세스의 목적은 회사에 들어올 만한 사람을 채용하는 데 있습니다. 하지만 정말 들어올 만한 사람을 채용했는지는 같이 일해봐야만 알 수 있습니다. 우수한 인사 기획자, 채용담당자, 컨설턴트가 기획하고 채용 진행하고 노련한 면접관이 면접을 봐도 마찬가지입니다. 입사해서 같이 일을 해봐야만 ‘잘 뽑았다.’ 또는 ‘못 뽑았다.’ 또는 ‘평범하다.’라는 이야기를 할 수 있습니다.




왜 그럴까요?


   첫 번째, 채용 과정에 투입 시간 부족으로 제대로 지원자를 검증하기 못하기 때문입니다. 서류 검토와 면접 시간을 모두 합해도 한 명의 지원자를 검토하기 위해 들어가는 시간은 최대 4시간입니다. 짧은 경우 1시간 이내인 경우도 많습니다. 이 시간을 전형 단계로 나누면 더 짧은 시간이 됩니다. 그 짧은 시간 동안 한 사람을 정확하게 판단하기에는 무리입니다. 많은 시간을 투입하면 될 것으로 보이지만, 채용 과정에 참여하는 사람들도 본업이 있기 때문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라고 하는 것은 부담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두 번째, 충분한 시간을 채용 과정에 사용해도 지원자의 가면에 속기 때문입니다. 지원자는 자신도 모르거나 의도적으로 자신의 평소 모습을 가면 속에 숨기고 지원서를 작성하고 인적성검사, 면접전형에 임합니다. 가면은 회사에 더 잘 보이고 싶어서 쓰는 것이지만, 의도적이지 않게 가면이 부정적으로 작용해서 가능성이 높은 사람이 채용되지 않거나 가능성이 낮은 사람이 채용되기도 합니다.


   채용에 신경을 많이 쓰는 회사일수록 위 두 가지를 개선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지만, 아직까지 가능성은 함께 일해봐야만 확인할 수 있는 영역에 더 많이 속해 있습니다. 채용의 현실을 바꾸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바꾸기보다는 현실적인 한계를 인지하고 최대한 가능성이 높은 인재를 채용하려는 노력을 하는 것이 더 현명한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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