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님을 위한 인사(HR)
우리 회사는 인사 체계(HR)가 없어요.
대표님들과 미팅에서 자주 듣는 말입니다. 인사 체계가 없다는 것은 무엇일까요? 약 70여 개의 중소기업 대표님들과의 미팅을 통해서 다음과 같이 나눠 볼 수 있습니다.
말 그대로입니다. 정말 ‘아무것도’ 없습니다. 직원과 근로계약을 맺고 일을 하고 있는 정도의 수준입니다. 직원은 정규직과 비정규직으로 구분할 수는 있지만, 물어보기 전에는 구분해 본 적이 없습니다. 직급과 직책은 별다른 기준 없이 주었습니다. 누구는 사원이고 누구는 과장이고, 직원마다 왜 그런지 설명해야 하며, 직원마다 이유가 다릅니다. 팀원이 한 명도 없어도 누구는 본부장이고 팀원이 많아도 누구는 팀장이고 누구는 실장이고 어쩌다 보니 이렇습니다. 일은 할 수 있는 일에 추가로 하면 좋겠다 싶은 일을 주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같은 분야의 일을 두 사람이 하기도 하고 한 명이 여러 분야의 일을 하기도 합니다.
직원은 정규직과 비정규직은 구분되어 있습니다. 직급도 사원-주임-대리-과장-차장-부장으로 나눠져 있고 직급을 주는 기준이 있습니다. 직책도 파트장-팀장-실장 등으로 나누어져 있습니다. R&R도 어느 정도 나누어져 있습니다. 여기까지 입니다. 현실은 '정말 없다'와 동일합니다. 개념은 존재만 할 뿐이죠. 현실은 기준과 많이 다릅니다.
직원 채용도 하고 직원 평가를 해서 연봉도 올려주고 인센티브도 지급하지만, 그 기준과 프로세스는 대표님의 머릿속에서만 존재합니다. 머릿속에만 존재하지 않더라도 엉성하기 그지없습니다. 직원들은 '왜 그렇게 되는지, 어떻게 그렇게 되는지' 기준과 이유를 알 수 없습니다. 그저 추측할 뿐입니다.
제도는 있으나, 그것(제도의 목적, 기준, 프로세스, 양식 등)이 우리 회사에 적합한지 모릅니다. 그냥 다른 회사에서 하는 데로 할 뿐입니다. 직원들은 왜 이런 것을 작성해야 하는지, 이렇게 하는 게 맞는지에 대한 의문이 많거나 아예 관심이 없습니다. 제도가 직원들에게 아무런 설득력이 없습니다.
많은 대표님들은 혼자 또는 가족, 지인과 회사를 운영하는 것으로 회사를 시작합니다. 직원이 10명 이하일 때는 그나마 버틸만하지만, 직원이 늘어날수록 힘에 부칩니다. 그러다 어느 날 한계에 부딪힙니다. 처음 만난 한계는 예전처럼 노력하고 학습하고 열정으로 넘겼지만, 다시 똑같은 한계가 찾아옵니다. 어쩌면 처음 만났던 한계는 극복한 게 아니라 지나간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더 이상 이렇게 회사를 운영하면 안 되겠다(여기까지다)라고 깨닫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