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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Dear S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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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ajaroazul Oct 23. 2023

화(火)

오늘 저녁 삼킨 약:

 항우울제 3개

 항불안제 2.5개

 감기약 4개

어지럽고 식은땀이 나는 것도 당연지사

붕 떠오르는 하늘에서 내려앉는 지하로


다 통달할 거야 밀랍을 녹일 테야

실링을 찍어 봉할 테야 난 어려질 거야

젊은 날의 오기로 꺼져가는 양초의 심지가

발악하듯 타닥, 타닥,

성가신 소리를 낸다


너의 젊음은 더는 새롭지 않아 싱그럽지가 않아

잃어버린 애정을 찾아 황망해하는 부질없는 짓은

연로한 선배에게 보이지 않는 곳에 숨어하라


타들어가느라 아픈 건가요, 타닥

흘러내린 건 다 놓쳐버린 시간인가요, 타닥

뜨겁고 아파요, 타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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