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마음으로 이 계절을 지나고 있나.

봄맞이

by 이룸


길을 걷다 문득 눈길을 끄는 무리가 있었다.

하얗게 피어 있는 작은 꽃들이었다. 아무렇지 않게 지나치려던 발걸음이 그 자리에서 멈췄다.

감탄사가 절로 나왔고, 나는 연달아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원래도 꽃을 좋아했지만, 요즘은 유난히 더 예뻐 보인다. 나이가 들어서일까, 마음이 여려져서일까. 예전보다 꽃이 주는 감동이 더 크게 다가온다.


사진 속 꽃의 이름이 궁금해 찾아보니, ‘봄맞이’란다. 얼마나 솔직하고 예쁜 이름인가.

누가 이렇게 직설적으로 아름다운 이름을 지어놓았을까, 혼잣말이 새어나왔다.

이름 하나에도 마음이 따뜻해지는 걸 보니, 나는 지금 봄을 맞이할 준비가 되어 있었던 걸지도 모르겠다.


문득, 스스로에게 물어보게 된다.

나는 올해 봄을 어떻게 맞이하고 있을까. 어떤 마음으로 이 계절을 지나고 있을까.

겨울을 견뎌내고 마침내 피어난 ‘봄맞이’처럼, 길을 걷다 멈춰 바라보게 된 이 꽃처럼, 나도 그렇게 피어날 수 있을까.


그래, 나도 피어내리라. 조용히 다짐해본다.

봄을 맞이하는 나만의 방식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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