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르로서 시티팝의 모호성을 차치하더라도) 스스로가 과거 추구했던 음악을 ‘스무스 재즈(Smooth Jazz)’라고 설명하는 김현철을 두고 시티팝의 아버지 또는 시티팝의 시조새라 부르는 것이 맞는지 의문이 있지만.
그런 이유들 다 필요없이 날씨가 더워지면 그러니까 여름이 오면 들어야 한다. 김현철의 음악을 그리고 시티팝이라 불리는 산뜻하고 도시적인 김현철식 스타일의 노래를.
(아무튼) 김현철의 시티팝 대표곡 or 추천곡 Top5.
1. 오랜만에 (1989)
1집 <김현철 VOL.1> 1번 트랙
(예전에 썼듯이) 나는 김현철의 1집이 유재하의 앨범에 비견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데뷔앨범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 앨범의 원픽은 단연 ‘오랜만에’다. 시티팝의 열풍을 타고 유명세를 떨치기 전부터 김현철 최고 명곡 중 하나로 대접받던 곡. (이것도 예전에 쓴 말인데) ‘오랜만에’의 백미는 1절이 끝난 후 약 30초간 이어지는 간주부분이다. 목소리가 아닌 기타 사운드만으로 분위기를 고조시킨다. 이 브릿지가 없었다면 ‘오랜만에’는 아주 심심한 곡이 되었을지도 모른다.
https://m.blog.naver.com/fulfpiction/222741078739
2. 횡계에서 돌아오는 저녁 (1993)
3집 <횡계에서 돌아오는 저녁> 1번 트랙
김현철의 앨범에는 한두곡씩 연주곡이 포함되는데, ‘횡계에서 돌아오는 저녁’이 그 케이스. 앨범의 타이틀이자 1번 트랙에 연주곡을 넣는 배짱과 뚝심이란!
누구나 인정하는 명반인 1집, 1집만큼 훌륭한 2집도 있지만 실험적인 사운드로 가득채운 3집도 앞선 두 앨범 못지 않은 명반이다. 훌륭한 사운드의 향연 속에서도 단연 돋보이는 곡은 ‘횡계에서 돌아오는 저녁’이다. 나는 이런 음악을 들으면 국뽕이 차오르더라. 우리에게도 이런 가수가 또 음악이!
3. Drive (2019)
10집 <돛> 13번 트랙
음악에 흥미를 잃어 휴식기를 가졌던 김현철이 13년만에 내놓은 10집 <돛>. 17곡을 눌러담은 앨범에서 가장 좋았던 곡은 단연 ‘Drive’다. 이유는 1집 그러니까 초창기 김현철스러움이 묻어나기 때문. 데뷔 30년, 10장의 앨범을 낸 뮤지션에게서 신인시절 바이브를 다시 느낄 것이라고는 생각을 못했었지.
https://m.blog.naver.com/fulfpiction/223494710036
4. City Breeze & Love Song (2021)
11집 <City Breeze & Love Song> 1번 트랙
시티팝이 한창 유행을 타던 2021년, 한국 시티팝의 아버지라는 별명을 얻은 김현철이 내 놓는 11집. 앨범 제목과 같은 타이틀곡 ‘City Breeze & Love Song’은 대놓고 시티팝을 표방하는 곡이다. 제목부터 그리고 곡 전체적으로 산뜻하고 도시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데, 아이러니하게도 이 곡의 특징인 도시적인 사운드가 복고적인 느낌도 함께 준다.
대충 전자음 때려넣고 살랑살랑한 목소리로 부르면 다 시티팝이라 우기는 대중음악씬에 진짜배기 시티팝을 보여주는 왕의 귀환 같은 느낌의 곡.
https://youtu.be/QGl3Q_OhlhQ?si=lsWoch3uFKrXPrdK
5. 오늘 이 밤이 (1993)
3집 <횡계에서 돌아오는 저녁> 6번 트랙
이 곡을 아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싶지만, 살면서 그동안 만나본 김현철 찐팬들은 하나같이 모두 다 이 곡을 사랑하더라. 바로 3집 <횡계에서 돌아오는 저녁>에 수록된 보석같은 명곡 ‘오늘 이 밤이’. 80년대 신스팝 느낌의 풍성한 사운드가 인상적이다. ‘오늘’을 ‘워늘’이라고 발음하는 것만 빼면 흠잡을데 없는 곡.
+ 김현철의 음악을 시티팝으로만 한정짓기엔 너무 아까운 곡들이 많기에 다음에는(=언젠가) 올타임베스트를 해볼 생각.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