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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s the Deer Jul 01. 2022

영화를 보며 나를 본다: 엔칸토

의지-"마법보다 중요한 것"



내가 디즈니 만화를 좋아하는 이유는 메시지가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메시지는 아이에게만 유효한게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유효하기 때문이다. 올해 들어서 엔칸토를 처음 봤는데 너무 재미있게 봤다. 내 나이가 무색할 정도로...


인상깊었던 부분은, 미라벨에 대한 설정이다. 영화에 나오는 대사로  미라벨에 대한 소개를 딱 한마디로 하자면,

she didn't get one.


마법의 가족 사이에서 미라벨은 유일하게 마법을 받지 못한 아이다. 영화에서 마법은 노력으로 받는 게 아니라, 선택받은 자에게 주어지는 것이다. 온갖 마법을 부리는 가족 구성원들 사이에서, 그리고 그런 가족들에게 박수와 찬사를 보내는 사람들 사이에서 미라벨이 어떤 심정이었을까? 


선택받지 못했다는 느낌과 그것을 되돌릴수 없다는 감정은 상당히 치명적이다. 미라벨에 대한 설정은 분명히 상당히 불행하다. 그리고 충분히 삐뚤어질수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 미라벨은 그 상황에서 삐뚤어지지 않는다. 그리고 삐뚤어짐을 선택할 수 있는 다양한 상황들 가운데, 미라벨은 잠시 영향을 받다가도 이내 마음을 고쳐먹는다. 우리 모두 다 아는 얘기이지만, '상황 앞에 사람의 마음은 갈대와 같다. 하지만, 미라벨은 마음을 고쳐먹는다. 그러면서 시청자들은 미라벨의 매력에 빠져드는 것 같다. 오뚜기처럼 일어나고 오뚜기처럼 또 다시일어나기 때문이다. 오히려, 영향을 받기는 커녕 더 열심히 가문을 지키기 위해 위험을 무릅쓰는 모습들과 대사들을 보면, 미라벨에게 빠져들고 미라벨을 응원하게 된다. 


우울하시다면, 그리고 힘을 얻고 싶으시다면, 나는 웬지 불리한 게임을 하고 있는 것 같다는 느낌이 있다면, 미라벨을 보시면 힘이 나실꺼라 생각한다. 


결말을 다 말씀드릴 수는 없지만, 결국 미라벨을 중심으로 사람들이 모이게 된다. 영화를 보면서 느끼는 점은, 사람들은 능력에 환호하고, 명성을 갖고 있는 어떤사람의 '무엇'에 환호한다. (여기서는 능력이나 명성이 마법인 셈이다) 하지만, 결국 사람들이 마음을 담아, 가까이 다가가는 대상은 "나라면 넘어질만한 상황들을 정직하게 극복해내고, 그 극복해낸 기쁨을 함께 누리려고 하는 사람"이다. 사람의 겉은 화려하게 덧입히고, 변장 할수 있어도, 결국 마음은 같은 곳을 바라보고 있는 것 같다.



사람들의 심리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하지 말라고 하는 건 이상하게도 더 호기심이 가게되고, 더 하고 싶어진다. 영화에서 미라벨도 그렇게 호기심을 갖고 더 알아내고 찾아가게 된다. 여기서 제가 인상깊었던 부분은 모두가 아니라고 말할때, '응 그래 이건 그냥 아니야'라고 하고 덮어버리는 것이 아니라, 본인만의 생각과 신념을 갖고 바라보는 의지이다. 이 의지가 사실 차별성을 가져오고, 남들과 나를 구분 짓게 만든 것이라고 본다. 물론 스토리 상으로 이렇게 짜여져 있지만, 미라벨이 브루노에 대해서 알아가지 못했다면, 미라벨의 정체성도 알지 못했을 것이다. 그럼 그 마을의 운명과 미라벨의 가문의 운명도 불투명 했을 것이다.  


영화를 보면서, 용기를 얻었다. 내 삶을 개척해나가는 것과 나의 의지를 사용하는 것에 대한 용기를 얻었다. '개척'이나 '의지'라는 말이 거창해보일 수는 있지만, 사실 내일 하루에도 필요한 단어들이다. 예를 들면, '한번 새로운 장소로 바람을 쐬러 가보는 것'에도 우리에게는 용기가 필요하다.



엔칸토 영화, 추천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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