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자세로 누워 있을 때 천장만 바라보고 있는 엄마의 눈, 그 눈 속이 공허하다.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싶어 무슨 생각해?라고 물으면 그냥 혹은 아무 생각 안 해라고 한다.
그 공허한 눈빛이 쓸쓸해 보여 차라리 옆으로 누워 TV를 보라고 채근한다.
아무런 희망도 생각도 읽어내지 못하겠는 눈. 뇌를 다쳐서일까
뇌출혈을 경험한 뇌과학자가 쓴 책에서 봤던 문구가 생각난다.
뇌의 재잘거림.. 생각이 잦아든 상태. 엄마도 그런 상태일 것이라 막연히 추측해 봤었다.
텅 빈 눈 속에는 그 어떤 고단함도, 호기심도, 슬픔도 기쁨도 희망도 없어 보인다.
한겨울 밤새 소리 없이 내린 눈이 세상을 덮은 풍경을 볼 때면 잠시 적막감과 평온함이 느껴질 때가 있다.
아침 햇살이 흰 눈에 반사되어 세상이 환해 보이면서도 전부 눈으로 덮어버려 더러운 것도, 시끄러운 것도 다 사라진 것만 같은..
엄마의 텅 빈 눈이 그런 풍경과 닮았다고 느껴진다.
주름이 많아진 손과 얼굴, 반은 희게 변해버린 머리카락에서 느껴지는 지나온 고단했던 삶과 대비되는 그저 아무것도 없는 눈빛.. 그러기에 평온해 보이기까지 엄마의 표정
엄마의 머릿속에 자리 잡게 된 침묵이 말을 막고, 뇌의 재잘거림도 멈춘 걸까?
천장을 보고 있을 땐 한없이 텅 비어 그 끝이 안 보이는 것 같은데 앉아서 나를 쳐다볼 땐 한없이 순수한 아기들의 눈을 닮았다. 그런 티 끝없는 표정으로 나를 쳐다보며 웃어주면 명치끝이 아려오기도 한다.
아기들이 엄마를 보고 방긋 웃는 모습이 이럴까 싶을 정도로 한 점의 의심조차 없는 표정이다.
그 표정을 보고 있자면 양가감정으로 계속 힘들어하는 내가 너무 혐오스러워진다. 나 자신이 너무 오염되어 엄마 곁에 있기가 미안해질 지경이다.
이젠 발병 전 엄마 눈빛이 어땠는지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