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풀칠 Mar 24. 2022

시니어


권한이 늘어나면 더 자유로워질까, 아니면 더 깊게 예속될까. 우리는 강해지면 자유로워질 것이라 믿지만, 사실 그 강함은 속박을 견뎌내면서 얻어진 것이 아닐까? 어느 이야기에 따르면, 서커스단의 코끼리는 아무리 힘이 세어져도 제가 묶인 말뚝을 뽑지 못한다고 한다.


하지만 인간은 코끼리가 아니므로, 우리는 권력과 자유의 문제-아무리 힘이 세지더라도 그게  쇠사슬을 견뎌내기 위함이라면, 무슨 소용이람?- 관한 해결책 또한 발명해두고  있다. 영원히  꼭대기로 바위를 밀어 올려야 하는 거인 시지프는  일을 좋아하기로 마음먹으면서 형벌에서 자유로워진다*. 자유의지로 말뚝에 묶여있는 것이라고 스스로를 설득해낼  있다면, <나는 결국엔 노예가 아닐까?>하는 자조적 불행에서 벗어날  있다.


조금 더 널리 퍼져있는 또 다른 해결책은, 혼자 바에 가서 비싸고 양 적은 술을 시키는 것이다.


*시지프 신화(알베르 카뮈)

매거진의 이전글 사수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