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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수정 Aug 23. 2022

2-2. 브랜드 가치로 의사결정 하시나요?

Chapter2. 우리 병원을 차별화하는 컨셉


대표님, 저희 직원들이 데스크에 바퀴 달린 의자를 놓고 싶다는데 놓을까요?
말아야 할까요?     



어느 날, 모 원장님이 이런 질문을 해왔습니다. 아마도 직원들은 바퀴 달린 의자가 이동에 편리하기 때문에 원장님에게 그런 요청을 했을 것입니다. 원장님 또한 직원의 불편함을 그냥 지나칠 순 없었습니다. 하지만 한 가지 고민이 있었지요. 원장님은 직원들이 바퀴 달린 의자에 엉덩이를 붙인 채로 의자를 질질 끌며 이동하는 모습이 마음에 걸렸던 것입니다. 그래서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제게 의견을 물어왔습니다. 저는 다음과 같이 단호하게 말했습니다.      


“우리병원의 브랜드 컨셉은 ‘참답다’입니다. 참다움을 전달하기 위해 우리는 참다운 서비스를 하자라고 약속했습니다. 참다운 서비스를 하는데 바퀴 달린 의자를 놓는 게 과연 옳은 일일까요?”     


그 말을 들은 원장님은 주저하지 않고 바퀴 달린 의자를 놓지 않기로 결정했습니다. 이렇듯 브랜드의 가치가 의사결정의 기준이 될 때 원장님, 경영자의 입장에서는 의사 결정이 보다 쉽고 명확해집니다. 그리고 다른 구성원의 공감대를 얻기도 쉬워집니다. 만약 병원에서 다음과 같은 문제를 결정해야 한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옆 병원 발레파킹을 도입했다는데, 우리는 발레파킹을 할 것인가? 말 것인가?”

“이 장비를 도입해서 새로운 진료클리닉을 확장할 것인가? 말 것인가?”     


이때, 병원이 추구하는 가치에 맞는지를 질문하면 답이 나옵니다.     


 “~~~라는 우리 병원 브랜드의 가치에 발레파킹이 맞는 것일까?”

 “~~~라는 우리 병원 브랜드의 가치에 새로운 진료클리닉의 확장이 맞는 것일까?”  

   

직원 채용에서도 브랜드가 기준이 되어야 합니다. 제가 오랜 기간 컨설팅 해왔던 모 병원은 직원을 채용할 때 병원의 가치에 맞는 사람만을 채용합니다. 채용 후에도 브랜드 핵심 가치가 평가의 기준이 되는 것은 당연합니다. 만약 브랜드가 기준이 되지 않은 채로 직원을 채용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병원의 핵심 가치에 부합하지 않은 직원이 뽑힐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 결과 병원의 철학, 문화, 일하는 방식과 맞지 않은 직원으로 인해 병원 경영에 차질을 빚어질 수도 있습니다.   



       

ㅣ브랜딩이 곧 경영이다     


병원의 원장님은 하루에도 크고 작은 수많은 의사결정을 합니다. 내부문화, 서비스, 마케팅, 리더십 등 여러 분야에 걸쳐서 말이죠. 이 때 원장님은 중요한 의사 결정을 할 때 무엇을 기준으로 삼아야 할까요. 회계? 의사로서의 소명? 대외 이미지? 직원의 의견? 하지만 이런 것들은 부차적인 요소일 뿐입니다.   

   

이보다 더 근원적으로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바로 각각의 병원 브랜드가 가진 가치라야 합니다. 원장님의 아이덴티티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병원의 가치가 의사결정의 기준이 되어야 합니다. 브랜드의 뚜렷한 가치와 철학은 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을 명확하게 보여줍니다. 브랜드는 고객을 대상으로 외부로 향하는 것에 그치지 않습니다. 한 마디로 병원 경영의 출발점이라 할 수 있습니다.     

사실 브랜딩과 경영은 분리된 게 아닙니다. 브랜딩을 하는 순간 경영이 이루어지는 것이지요. 그렇기에 모든 의사 결정의 기준이 되는 것은 바로 브랜드 가치입니다그리고 이러한 브랜드의 가치를 압축적을 보여주고방향성을 제시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브랜드 컨셉입니다.     


따라서 광고, 홈페이지, 공간 디자인, 내부 서비스 등 모든 것은 브랜드의 정체성을 의미하는 브랜드 컨셉에 의해 결정되어야 합니다. 그런데 이를 무시하는 병원이 적지 않습니다. 컨설팅을 하는 일부 병원에서는 이런 요청을 하는 경우가 있어요.      


“럭셔리한 이 디자인들이 마음에 듭니다. 이 가운데에서 개인적으로 확 끌리는 이것으로 진행해주세요.” 

- 로고를 만들 때      

“요즘 강남 병원의 최신 트렌드가 이렇다고 합니다. 우리 병원 홈페이지도 이런 스타일로 만들어주십시오.”

- 홈페이지를 만들 때     

“인근 지역에서 제일 잘 되는 병원이 이렇게 인테리어를 하고 있습니다. 이것 그대로 벤치마킹하고 싶습니다.”

- 인테리어를 할 때     



이는 한마디로 브랜드 정체성을 완전히 망각한 결정들입니다. 입으로만 브랜드 컨셉을 떠들고 나서는 정작 그것을 의사결정에 반영하지 않았기 때문니다. 저는 내부 직원들, 원장님들께 항상 브랜드 컵셉에 맞는 디자인을 강조합니다. 사실, 디자인 같은 심미적인 요인은 개인의 취향에 따라 너무 다릅니다. 누구에게는 좋아 보이고 세련된 것이 누구에게는 촌스럽고 평이하다고 보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최악의 디자인은 자신의 취향을 의존할 때 나오게 됩니다. 어떤 디자인이든지 보는 모든 이를 만족할 수 없습니다. 우리 브랜드 컨셉에 맞는 디자인인가를 물어야 합니다. 업의 정의, 정체성,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담아낸 비주얼 아이덴티티에 입각해서 디자인에 대한 의사결정을 해야 하죠.     



ㅣ어떤 직원을 뽑을 것인가?     


브랜드가 기준이 된 인재상을 대외적으로 알리고, 이에 적합한 인재를 뽑는 것으로 유명한 기업으로 뱁티스트 종합병원(2003년 말콤볼드리지 국가품질상을 수상한 뱁티스트 헬스케어의 주력병원)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이곳은 지원자들에게 입사지원서에 ‘뱁티스트다운 행동 지침’을 넣어 이곳이 이룩한 문화가 무엇이고,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 인식하게 합니다. 이것은 초기에 지원자들을 걸러내는 역할을 하죠.     


1) 태도 : 고객을 만나면 미소와 친절한 태도로 환영합니다 (중략)

2) 외양 : 전문가답게 단정한 옷과 배지를 바로 착용합니다 (중략)

3) 소통 : 환자에게 이해가 쉽고 적절한 용어를 사용하십시오( 중략)

4) 동료에 대한 헌신 : 서로를 정중하고 정직한 대우와 존경을 받을 자격이 있는 전문직업인으로 대합니다 (중략)

5) 주인의식 : 일터와 주변 환경을 깨끗학 안전하게 유지하며, ‘내 일이 아닙니다’라는 말은 하지 않습니다 (중략)     


이런 행동 기준에서 보듯이 여러 가치 중에서 브랜드 정체성에 맞는 고객 중심적이며 소통 중심의 인재를 채용합니다. 따라서 이것을 인지하고 채용된 직원은 병원이 추구하는 브랜드에 맞게 조직과 빈틈없이 맞물려 돌아가게 됩니다. 병원에서 어떤 직원을 뽑을 것인가에 대한 결정도 질문을 하면 답이 나옵니다.     


 “~~~라는 우리 병원 브랜드의 가치에 ~~~와 같은 인재가 맞는가?”     



병원의 모든 업무의 의사 결정에 브랜드의 가치관이 흔들림 없이 적용되어야 합니다. 이렇게 하면 무엇을 하든지 일관되고 명확한 기준에 따르기 때문에 시간과 자원의 손실이 적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의사결정이 전 직원의 합의에 의해 만들어지므로 직원의 에너지 손실이 적고, 직원 역량을 최대치로 창출할 수 있지요.      

이와 함께 브랜드에 입각한 의사결정은 고객에게도 힘을 발휘합니다. 브랜드에 입각해 병원 내부 디자인, 서비스, 직원들의 태도가 결정되었다고 합시다. 그러면 내원한 고객은 체험하는 모든 것에 녹아들어 있는 브랜드 컨셉을 인지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는 무의식적인 기억 속에 각인되는 강력한 브랜드가 됩니다. 이렇게 브랜드 기준으로 의사 결정을 하는 병원은 뼛속까지 브랜딩이 되므로 모방이 불가능한 진정한 차별이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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