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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음 자서전 Jul 11. 2019

믿음직한 사위에게

가족 편지

믿음직한 사위에게

 딸과 결혼을 한지 엊그제 같습니다, 손주의 돌잔치가 아직도 기억에 생생합니다. 어린 손주를 내 품으로 안아서 잠재우면, 꿈나라로 가던 손주였습니다. 벽에 붙인 그림을 알아맞히면 좋아서 손뼉을 쳤습니다.

그런데 세월은 빠릅니다. 손주가 벌써 초등학교 3학년이 되었습니다. 내가 서울에 있는 동안은 무료했습니다. 나이가 먹고 늙어도 하는 일 없이 지내는 일은 답답합니다. 지금은 시골에서 일을 하니 좋습니다. 이 나이에 돈을 벌 수 있으니 좋고, 하는 일이 있으니 보람도 생깁니다. 더구나 늦은 나이에 상담대학원을 다니면서 공부를 하니 새롭습니다.  


 요즘은 책을 보고 글을 쓰는 일 이외에 나를 돌아보는 시간을 갖습니다. 지난 일을 돌아보니 C서방이 열심히 살았다는 걸 느낍니다. 그런 C서방에게 작은 격려를 아낀 게 후회됩니다.

나는 그런 게 약합니다. 어머니가 일찍 돌아가셔서 나를 마음을 care해줄 사람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외롭게 자랐습니다. 때문에 자녀들에게도 칭찬이 서툴렀습니다. 그렇지만 칭찬을 전혀 하지 않은 건 아닙니다.

 

그런 나를 돌아보고, 내 문제를 찾습니다. 상담을 공부해서 어디에 사용하기 위함이 아닙니다. 나를 찾기 위함입니다. 그동안은 세상에서 돈을 찾아서 살았습니다. 이제는 나를 찾는 삶을 살기 위해 공부를 합니다.

 C서방에게 그동안 칭찬과 격려를 하지 못한 것에 미안함을 느낍니다.


 앞으로 나의 단점을 하나하나 발견하고, 고치는 게 나를 찾는 방법 중에 하나일 것 같아서 이렇게 편지를 써 보냅니다. 이를 고쳐나가는 데 어색하고 서툴더라도 부드러운 눈으로 보아주길 바랍니다.   

19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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