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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음 자서전 Jul 12. 2019

무인판매

생활 수필

  요즘은 무인판대대가 많이 나온다. 커피자판기는 식당과 웬만한 사무실에는 거의 있다고 생각된다. 그 외에 고속 버스표나 기차표, 극장표, 운동장 등 웬만한 티켓은 카드로 결제를 하면 사람이 없어도 원하는 표를 살 수가 있다. 요즘은 식당도 그런 추세다. 


  지하철역에도 커피, 음료수, 과자 등을 파는 무인판매가 의외로 많다. 젊은이들이 많이 가는 햄버거, 치킨, 피자집은 무인판매가 있어서 나이든 사람들은 사용하는 방법을 몰라 애를 먹는다. 

 얼마 전, 텔레비전에서는 편의점도 무인판매를 이용하여 상품을 계산한다는 뉴스를 보았다.

 미국에 갔을 때도 슈퍼마켓에 무인계산대가 있었다. 혼자 바코드를 찍고 신용카드를 넣으면 계산이 된다. 빈병이나 깡통을 넣으면 돈으로 바꿔주는 무인계산기도 있다. 깡통은 원형을 유지해야 인식을 한다. 때문에 미국에선 맥주나 콜라를 마시면 캔을 찌그러뜨리지 않고 보관했다가 마트에 가서 무인계산대에서 반납을 한다. 

 앞으로도 다양한 분야에서 무인계산대를 이용하는 사람들은 점차 늘어날 것 같다.


 도시와 달리 농촌에서의 무인판매는 커피자판기 정도이다. 농촌지역은 노인들이 많기 때문에 복잡한 무인판매대는 사용할 수가 없다. 

 농촌에서는 무인판매기를 사용하지 않는 무인판매가 있다.

 얼마 전에 자동차를 운전하고 가는 길에 미니 원두막에 ‘감자1박스에 1만원’이란 팻말이 붙어있는 걸 보았다. 신기했다. 자동차를 세우고 사진을 찍었다. 

 농사를 지어 판로를 확보하지 못한 농부가 이렇게 해서라도 감자를 팔아야겠다고 생각한 것이다. 농민들은 농사를 짓기도 힘들지만 파는 것은 더 어렵다고 한다. 중간 유통상 몇 단계를 거치면 소비자는 비싼 값에 물건을 사게 된다. 


 하루 매출액 1억 원인 칠형제 농부 류근모는 자신의 저서《상추 CEO》에서 이렇게 말한다.


 “농부란 꼭 작물만 생산하는 사람이 아니다. 땅을 일구고 수확하는 사람도 농부고, 그렇게 수확한 농작물을 판매하는 사람도 농부다.”*

 

 농사만 짓는 게 아니라 판매까지 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하지만 대다수의 농민은 판매에 약하자. 감자 판매가 잘 되길 바란다.  

사진을 찍고 바로 글을 서서 올리려다 깜빡 잊고 있었다. 다시 그 길을 지나다보니 무인판대 팻말이 안 보인다. 감자를 다 팔았는지 아니면 별로 팔리질 않고 감자를 분실해서 그만 두었는지는 모르겠다. 

무인판매가 잘 이루어져서 땀 흘려 지은 농부의 마음에 웃음이 피어났으면 좋겠다.       


*  류근모,《상추 CEO》 (서울, 지식공간, 2010), 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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