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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음 자서전 Feb 05. 2021

멸치1

멸치 1


어느 먼 바다에서
어부의 그물에 걸렸겠지 


해풍(海風)에 말려지고
햇볕에 그을려서
미라처럼 되었겠지


쑥멸치국을 끓이겠다고
나는 염라청의 나찰처럼
너의 머리를 떼어내고
까맣게 탄 내장을 꺼낸다


비린내를 없앤다고
달궈진 프라이팬에 볶고,
끊는 물에 집어넣는다


누더기처럼 풀어져
국이 되어 밥상에 오른


너의 모습을 보면서

어부가 그물질을 하듯
나는 수저로 너를 낚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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