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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음 자서전 Jul 29. 2022

아기 거북이 또띠

창작 심리동화

  남쪽 바닷가에 아기 거북이가 살고 있었습니다. 아기 거북이 이름은 ‘또띠’입니다. 또띠는 다리가 짧았습니다. 너무 짧아서 자세히 보이지도 않으면 안 보입니다. 얼굴도 작디작은데 어떤 때는 머리가 들어가면 보이지도 않았습니다. 아기 거북이 또띠는 짧은 다리로 걸으니 느렸습니다.      

  ‘또띠’는 엄마가 낳은 알에서 나왔습니다. 엄마는 또띠를 낳고 바다로 갔습니다. 세상 구경이 처음입니다. 바닷가 모래밭은 지나 바닷물로 들어가야 합니다. 또띠는 땅에도 나올 수 있지만, 바다에서 살아갑니다. 그래서 빨리 모래밭을 지나 바다로 가야 합니다. 그런데 모래밭에는 아기 거북이가 지나가기가 쉽지 않습니다. 또띠의 짧은 다리로 바다까지는 너무 멉니다. 바닷물 속으로 들어가면 헤엄을 칠 수 있지만, 모래밭에서는 짧은 다리로 걸어야 합니다. 햇볕은 뜨겁습니다. 빨리 걸었습니다. 부지런히 걸었더니 드디어 바닷물을 만났습니다. 신났습니다. 바닷물을 만나니 살 것만 같았습니다. 


  “이제 살았구나!”

 하고 한숨을 놓았습니다.

 바닷물을 처음 보지만 모래밭을 걷는 것보다는 좋았습니다. 

  “역시 나는 바닷물이 좋아.”

 또띠는 헤엄을 쳤습니다. 그런데 아무리 헤엄을 해도 제자리를 맴돌 뿐입니다. 더는 앞으로 나아가질 않습니다. 

 ‘아니 어떻게 된 거지?‘

또띠는 플라스틱이 깨진 웅덩이에 빠진 겁니다. 짧은 다리로 힘을 써서 플라스틱 턱을 넘으려 합니다. 그런데 기어 올라갔다가는 미끄러졌습니다. 수 없이 되풀이해서 미끄러지면 또 올라가고 올라갔지만, 매번 미끄러졌습니다. 

  “아니 왜 바다가 이런 거야?” 

 이제 지쳤습니다. 여기서 빠져나가지 못하면 죽을지도 모릅니다. 

날은 어두워지고 캄캄한 밤이 되었습니다. 또띠는 힘이 빠져 기진맥진해서 아무것도 먹지 못하고 잠이 들었습니다. 

 꿈속에서 무슨 소리가 들렸습니다.

 “엄마다, 사람들이 쓰레기를 아무 데나 버려서 네가 빠졌구나, 살려면 잠자면 안 돼!”

 “엄마! 그럼 어떻게 해?”

 “프라스틱이 비스듬이 있어서 내가 노력하면 나올 수 있어, 기합 소리를 넣어 뛰어봐! 내가 너에게 이름을 지어준 ’‘또띠’는 힘들어도 뛰고 ‘또 뛰’란 거야!”

 또띠는 있는 힘껏 소리를 지르고 뛰었습니다. 아기 거북이가 소리를 질러도 아주 작아서 들릴 듯 말 듯 했습니다. 뛰어도 다리가 짧아 높아 뛰질 못했습니다. 

 “목을 빼고 더 크게 소리를 질러야 해!”

 목을 빼고 소리소리 외쳤습니다. 

 “거북이 살려요!“

 아무리 외쳐도 아무도 거북이의 소리를 들어주는 것 같지 않았습니다. 목청껏 외쳤더니 눈알이 빠질 것 같았습니다. 작은 다리로 뛰어 봤지만 프라스틱 통은 높았습니다. 그때였습니다.

 “모래밭에 왠 쓰레기야!”

 하더니 

 ‘꽝’하는 소리가 났습니다. 또띠는 하늘로 붕 떴다가 떨어졌습니다. 술 취한 청년이 플라스틱 통을 발로 찬 것입니다. 또띠는 플라스틱 통에서는 나왔지만, 바닥에 떨어지는 바람에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래도 죽지 않은 게 다행입니다. 캄캄한 밤바람을 가르고 바다로 갔습니다.   

  

 바닷속으로 들어가니 창피했습니다. 다른 얘들이 오면 겁을 먹고 얼굴도 감춥니다. 잘 생긴 얘들 앞에선 위축됩니다. 또띠는 이렇다 하게 세울만한 게 없었습니다.

  물속이 안전할 것 같았지만, 물속에도 못살게 구는 얘들이 많았습니다. 큰 물고기들이 또띠를 잡아먹으려고 입을 벌리고 있었습니다. 또띠와 같은 꼬맹이들은 물고기 밥이 되기 쉽습니다. 아기 거북이는 무서워서 몸을 움츠리고 풀숲 구석을 찾아 들어갔습니다. 

  또띠는 너무나 초라했습니다. 다른 물고기와 달리 날씬하지도 않습니다. 뭉뚝하니 못생겼습니다. 모래사장에서 바닷가를 향해 오다가 배에 상처를 입었습니다. 가뜩이나 못생겼다고 물고기들이 놀리는 데 상처까지 입어 너무도 창피했습니다. 또띠도 자신의 상처가 싫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물속에서 아주 큰 거북을 만났습니다. 

  “너는 처음 보는구나!”
   “누구세요?”

  “나는 이곳에서 100년을 지내 온 장수거북 할머니란다.”

  “이렇게 깊고 어두운 곳에서 불안하지 않으셨어요?”

  “물론 그렇지, 하지만 바닷속에서 그런 걸 불안해하면 살 수 없단다.”

  “저는 불안할 때가 많아요. 큰 물고기들이 가까이 오면 불안해요.”

  “물고기들도 자라면서 키도 커지고, 얼굴도 변하고, 성격도 변하듯이 아직은 불안해도 차츰 이곳 생활에 적응하게 될 거란다.”

  “그렇지만, 지금은 숨이 막혀서 움직일 수가 없어요.”

  “나도 너와 같을 때가 있었지, 너도 지금의 힘든 일이 너에게 좋은 경험이 되려면 내가 하는 일에 충실히 하면 할수록 불안도 사라지게 된단다. 나도 어렸을 때는 큰 물고기들을 보면 무서웠지. 하지만 적응이 되니까 이제는 무섭지도 않고 불안하지도 않단다.”

  “할머니! 저에게 그런 말을 해주시니까 오늘은 마음이 밝아졌어요.”     

  또띠는 밝게 웃으며 할머니에게 마음을 열었습니다. 마음을 여니까 마음에 햇살이 드는 것 같았습니다.*           

이 동화는 ‘인지심리학’에 바탕을 두고 쓴 창작동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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