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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감사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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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음 자서전 Sep 18. 2022

영화도 보고 산책도 하고

70대 노인의 감사한 하루

9. 17. 토

평택엘 다녀와야 한다. 평택에 살 때 다녔던 병원에 약을 타러 가는 날이다. 서울로 이사를 왔지만, 예전 병원으로 다닌다. 나이가 먹어갈수록 가까운 곳에 다녀야겠다는 마음은 있지만 다녔던 곳이라 그런지 계속 다닌다. 더 나이가 먹으면 가까운 곳에서 진료를 받아야겠다. 

평택까지 전철을 타고 간다. 토요일이라 승객이 많지 않다. 자리에 앉아 《이미 어쩔 수 없는 힘듦이 내게 찾아왔다면》을 읽는다. 책에는 저자 글배우라고 쓰여 있다. 내가 만약 책을 낸다면 나도 가명으로 내고 싶은데 ‘어떤 필명을 쓸까?’라고 잠시 생각해봤다. 

병원에서 일을 마치고 점심을 먹고 서울로 올라왔다. 신도림역에서 내렸다. 테크노마트로 들어갔다. 여기에 시네큐라는 영화관이 있다. 영화가 보고 싶다. 무슨 영화를 하는지도 모르고 영화관부터 찾았다. 

상영시간표를 보니  <홈리스>가 눈에 들어온다. 독립예술영화에 속한다. 아니면 작가주의 영화인지 모른다.


 키오스크에서 발권이 잘 안 되어 판매원에게 부탁했다. 판매원은 포인트가 있느냐고 물어본다. 어떻게 하는 거냐고 물어보니 회원가입을 해야 한다고 말한다. 회원가입을 하니 10퍼센트의 포인트를 적립해준다. 

 영화관은 모두 10관까지 있다. 한 관의 규모는 100석 남짓이고 많은 데는 150석이 조금 넘는다. 상영시간까지 시간이 남아 화장실에도 다녀오고, 극장 내부도 둘러보았다. 

 <홈 리스>는 상명대학교 영상콘텐츠대학원에서 기획하고 롯데에서 제작지원을 한 작품이다. 임승현 감독은 독립영화로 시작했다. 장편은 이 작품이 처음이라고 한다. 영화는 홀몸노인 문제와 청년들의 주거난을 소재로 삼았다. 어린아이를 둔 신혼부부가 사기꾼에게 보증금을 날리고 찜질방으로 전전하면서 힘겹게 살아간다. 한결은 배달로, 고은은 전단지를 붙이고 다닌다. 그러다 어떤 집에서 잠시 머물게 되는데 …. 이야기가 스릴러로 흘러가는 느낌도 받았다. 


영화를 다 보고 집으로 걸었다. 천천히 산책하듯이 걸었다.  여기저기 둘러보고 생각도 하며 여유를 부렀다.   


오늘은 

어디를 가든

한번 산책하듯이 걸어보세요.

가장 가벼운 마음으로

가장 가벼운 호흡으로

가장 가벼운 생각으로     


아주 먼 길을 여기까지 달려오느라 숨이 가쁘고 벅찬 거니까

오늘 하루는 그냥 산책하듯이 걸어보세요.     


숨 가빴던 호흡이

지쳐있던 마음이

복잡했던 생각이

편해질 거예요.     

<그동안 사는 게 숨 막혔다면> - 글배우. 중에서      


전철을 타고 집으로 오는 길에 문자를 봤다. 영화관에서 무음으로 해놓았더니 전화도 와 있었는데 몰랐다. 사위가 저녁을 같이 먹자고 전화와 문자를 보냈다. 사위의 마음 씀씀이에 감사하다고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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