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7. 토. 야단치기의 3원칙
얼마 전 일이다. 길에서 아이가 울고 있는데 엄마는 아이에게 큰소리로 나무라고 있다.
“너 엄마 말 안 들으면 버리고 갈 거야!”
무슨 일로 아이가 울고, 엄마는 왜 화를 내는지 모르겠다. 그런데 길에서 울고 있는 아이를 달래기는커녕 엄마는 화를 내고 있다. 자녀를 양육하는 엄마가 자녀 양육에 얼마나 힘이 들면 화를 낼까도 생각해 보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이렇게 길에서 아이에게 화를 내는 건 아닌 것 같다.
예전에 무슨 작업을 할 필요가 있어서 PC방에 간 적이 있었다. PC방에는 젊은이들이 게임을 즐기고 있다. 한참 작업에 열중하고 있느라 옆자리엔 신경을 쓸 수 없었다. 그런데 갑자기 주변이 시끄럽다. 의자에서 일어나보니 아빠인 듯한 사람이 와서 딸인 듯한 아이에게 소리를 지르고 끌고 가는 것이다. 여자아이는 아무 소리를 지르지 못하고 끌려 나갔다. PC방은 다시 조용해졌다. 자녀는 나의 소유물이 아니다. 자녀는 자녀만의 인권이 있다. 인권은 태어나면서 갖는다. 엄마도 아빠도 자녀의 인권을 침해할 수 없다. 아이들은 자신의 인권을 보호하는 의사를 말하지 못한다. 자녀의 인권은 부모가 보호해 주어야 한다. 자녀의 인권을 보호해 주어야 할 양육자가 아이에게 마음의 상처를 주는 일이 있다.
양육자의 역할은 권리가 아니다. 의무가 있을 뿐이다. 굳이 권리가 있다면 자녀를 보호할 책임이 있을 뿐이다. 그렇다고 자녀가 잘못하면 무관심하게 내버려둘 수는 없다. 자녀를 올바르게 훈육하는 게 필요하다. 훈육으로 꼭 야단을 칠 일이 있다면 다음의 원칙을 따라야 할 것이다.
첫째, 잘못한 아이가 있다면, 조용히 따로 불러 야단쳐야 한다. 동생이 보는 앞에서 언니를 야단치면 언니는 자존감이 떨어지게 된다. 마찬가지로 언니가 보는 앞에서 동생을 야단쳐서도 안 된다. 잘못한 아이가 있으면 다른 사람이 안 보는 곳에서 야단을 쳐야 한다. 양육자는 자녀를 보호하고 양육하면 감시해야 할 필요가 있다. 그런 역할을 소홀히 안 양육자에게도 책임이 있다.
둘째, 단순한 말로 야단쳐야 한다. 야단치는 말은 짧을수록 좋다. 자신이 잘못한 일을 자녀가 알 수도 있다. 양육자는 혼을 낸다고 “네가 잘못한 걸 들어볼까? 이것도 잘못했고, 저것도 잘못했어.” 하면서 잘못한 걸 일일이 지적하면 안 된다. 얼굴과 몸으로 자세를 가다듬고, 짧고 강력한 어조로 말해야 한다. 아이가 큰 잘못을 했다고 가정해 보자. 아이가 고의가 아닌 실수로 했다면, “너는 실수했지만, 앞으로는 잘할 수 있어!”하고 격려하면 좋다. 아이는 싸우고, 실수를 하면서 배워나간다.
셋째, 아이에게 야단을 쳤다면, 아이에게 잘한 행동을 찾아 칭찬을 해주는 게 좋다. 아이는 야단을 맞으면 자신이 부모에게 미움을 받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따라서 야단을 친 다음에는 반드시 좋은 점을 찾아 칭찬하고 잘한 게 있다면 격려해 주어야 한다. 그런 후에 필요하면 안아주고 “엄마는 너를 사랑하고 있단다.”라고 말해주는 게 좋다(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