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자의 배드민턴
7. 22. 월
손자는 배드민턴을 배우고 싶다고 말한다. 문제는 배드민턴 클럽이 아들이 사는 곳에서 너무 멀리 있다는 점이다. 며느리가 검색을 해보니 자동차로 40분 정도 가야 한다고 말한다.
내가 구글에서 검색했다. 자동차로 30분 정도 거리에 있다. 며느리에게 카톡으로 보냈다.
손자는 요즘 방콕을 하고 있다. 운동을 하면 좋은데 다른 운동은 하지 않고 배드민턴을 하겠다고 말한다. 집에서 아빠나 엄마와 하자고 말하니, 정식으로 배우고 싶다고 말한다.
청소년기에 하고 싶은 일이 있을 때 못하게 되면 나중에 어떤 일도 하고 싶지 않은 일이 생길까 봐서 걱정이다.
심리학에서는 마틴 셀리그만의 '학습된 무기력'이란 용어가 있다.
“아이가 학습된 무기력에 젖어 부모에게 자신의 어려운 점을 잘 이야기하지 않는다면 아이가 자신의 힘든 점을 이야기했을 때 부모가 어떻게 반응했는지도 돌아보고, 이제라도 어떤 이야기도 숨김없이 말할 수 있는 ‘열린 우리 집’ 만들기에 애써야 한다.” 김붕년《아이의 친구관계, 공감력이 답이다》, 조선앤북, 2012, p.140).
아이가 하고 싶은 걸 못 하게 되는 일이 반복되면 하고 싶어지지 않게 되고, 이런 현상이 학습된 무기력이다.
집안에서 밖으로 나가질 않는 손자, 별로 친구도 없는 손자가 어렵게 꺼낸 “배드민턴을 하고 싶다”라는 말이 예사롭게 들리지 않는다.
며느리가 배드민턴 클럽에 이메일을 보냈다고 말한다. 손자가 원하는 운동을 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