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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괴롭힘에 대하여

손주에게 쓰는 편지

by 마음 자서전

학교 괴롭힘에 대하여

사랑하는 성주, 애린, 리나에게

우리 사랑하는 손주들,

안녕. 한국에 있는 할아버지가 너희들에게 이 편지를 보냅니다.

요즘 미국에서의 학교생활은 어떤지 궁금하고, 혹시 힘들거나 속상한 일은 없는지 늘 마음에 걸리는군요. 너희처럼 총명하고 따뜻한 손주들이 있다는 건 내 인생의 가장 큰 기쁨이에요.

요즘 세상은 다양해지고 넓어졌지만, 아직도 편견이나 차별은 남아 있어요.

특히 너희가 아시안계라는 이유만으로 누군가 놀리거나 괴롭힌다면, 그건 결코 너희 잘못이 아니에요. 그런 일을 겪는다면 부끄러워하거나, 슬퍼만 하지 말아요. 그때는 할아버지의 이 편지를 꼭 기억해 주었으면 해요.

이런 상황을 겪는 친구들이 있었어요.

실제로 미국의 많은 아시안계 학생들이 아래와 같은 상황들을 겪고 있답니다.

- “너네는 공부만 잘하지”라는 고정관념

한 일본계 여학생은 학교 토론 동아리에서 자신의 의견을 냈을 때 친구들에게

“너네는 그런 건 못하지 않아?”라는 말을 듣고 크게 상처를 받았어요.

또 한국계 남학생은 체육 시간마다

“넌 몸 약하잖아. 과학 시간에나 활약해.”라는 말을 자주 들었다고 해요.

이런 말들은 처음에는 농담처럼 들릴 수 있지만, 반복되면 “나는 운동을 잘 못하는 사람인가 보다.”, “나는 목소리를 내면 안 되나?” 하고 자신을 작게 만들 수 있어요.

이건 분명한 괴롭힘이고, 그 누구도 그런 고정관념에 갇힐 필요는 없답니다.

- “너네는 진짜 미국인이 아니야”라는 배제

샌프란시스코의 대만계 여학생은 미국에서 태어났음에도 친구들에게

“너 영어 잘하네, 언제 미국 왔어?”라는 말을 자주 들었어요.

어떤 친구들은 그녀를 “China girl”이라고 부르며

“넌 진짜 미국인이 아니잖아.”라는 식으로 농담을 하기도 했어요.

이런 경험은 겉보기에는 가벼운 말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상대방을 ‘외국인’, ‘밖에 있는 사람’으로 밀어내는 상처가 된답니다. 결국 그 학생은 대인 관계를 피하게 되고, 심리 상담까지 받게 되었지요.

이런 상황에서 이렇게 대처해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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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단호하게 말하기

상대가 부당한 말을 하거나 괴롭힌다면, “그만해!”, “나는 네 말이 불편해.”라고 분명하게 이야기해요. 네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건 결코 약한 게 아니랍니다.

너 자신을 지키기 위한 첫걸음이에요.

2. 눈을 마주치기

괴롭히는 친구가 있다면, 두려워하지 말고 그 아이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세요.

너는 당당하고 소중한 사람이야. 눈빛 하나만으로도 너의 자신감을 보여줄 수 있어요.

3. 차분히 거리두기

때로는 말로 대응하지 않고 차분히 그 자리를 벗어나는 것이 가장 현명한 선택일 수 있어요. 무례한 행동에 감정적으로 반응하지 않는 것이죠, 그것이 오히려 가장 강한 대응일 때도 있답니다.


4. 도움을 요청하기

절대 혼자 끙끙 앓지 말고, 부모님, 선생님, 학교 상담 선생님에게 꼭 이야기하세요.

미국 학교에는 괴롭힘을 방지하는 제도와 규칙이 잘 마련되어 있어서, 어른들이 반드시 너희 편이 되어줄 거예요.

필요하면 이렇게 말하렴.

"그렇게 말하면 불편해. 이제 그만해!."

"괜찮아. 선생님께 말씀드릴게."


5. 너 자신을 소중히 여기기

무엇보다도 너희 자신을 사랑하고, 자랑스럽게 여겨야 해요.

너희는 한국과 미국, 두 나라의 멋진 문화를 가진 특별한 아이들이랍니다. 한국인이라는 뿌리를 자랑스럽게 여기고, 미국 사회에서도 당당하게 살아가기를 바랍니다.

6. 좋은 친구들과 함께하기

언제나 따뜻하고 좋은 친구들과 어울려요. 마음이 맞는 친구들과 함께하는 시간은 너희에게 긍정적인 힘이 되고, 어려움을 이겨내는 큰 힘이 되어줄 것에요.

성주야, 애린아, 리나야,

혹시 괴롭힘을 당하는 일이 생기더라도 절대 자신을 작게 여기지 마세요.

그런 경험은 분명 속상하고 무서울 수 있지만, 결국 너희를 더 따뜻하고 단단한 사람으로 만들어줄 것에요.

할아버지는 너희가 어떤 어려움도 지혜롭고, 씩씩하게 이겨낼 수 있는 아이들이라고 믿고 있어요. 그리고 어떤 일이 있더라도, 할아버지는 항상 너희 편이에요.

힘들 땐 이 편지를 다시 꺼내 읽고, 언제든 엄마·아빠와도 마음을 나누세요.

멀리 있지만 할아버지는 늘 너희 곁에서 응원하고 있다는 걸 잊지 마세요.

2025.0524.

사랑하는 너희들의 자랑스러운 할아버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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