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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場)이론(Field Theory)

사랑하는 인표•지혜에게

by 마음 자서전

요즘 너희가 얼마나 마음을 다해 성주를 걱정하고 있는지, 멀리서도 느껴진다. 너희는 늘 책임감이 강하고 아이들에게 좋은 것을 주고 싶어 하는 부모였지. 그 마음을 알기에 더 안쓰럽고, 또 고맙다.

예전에 말한 성주의 근황을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방에 틀어박혀 웹툰만 보고, 밤에는 무섭다며 방문을 열어놓고 잔다고 했지. 그 말을 듣고, 나는 성주가 “마음의 문은 닫혀 있으면서도, 동시에 누군가 들어와 주기를 간절히 바라는 상태‘일지도 모른다고 느꼈다.

그런 아이의 행동을 그냥 ‘우울’이나 ‘반항’으로 보지 말고, 그 아이가 지금 서 있는 '심리적 장(場)' 전체를 함께 바라보면 어떨까 싶다.

심리학자 쿠르트 레빈(Kurt Lewin)이라는 사람이 그런 말을 했더구나.

“사람의 행동은, 그 사람 자체뿐 아니라, 그가 처한 환경과의 관계 안에서 이해되어야 한다.

그러니까 행동은 사람과 환경의 함수다.”

그가 말한 ‘장(場)이론(Field Theory)’이라는 건 이런 이야기더구나.

‘사람은 절대 혼자 행동하지 않는다. 그 사람을 둘러싼 심리적인 공기, 힘, 관계, 기대, 불안…’ 그 모든 것이 함께 작용해 지금의 행동을 만들어낸다.

성주가 보이는 모습은, 그 성주의 문제라기보다, 성주를 둘러싼 '심리적 장'에서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반응일 수 있다.

우리는 자녀를 키우며 "어떻게 바르게 이끌까"를 늘 고민하지만, 장(場)이론은 말하더구나.

“끌어내려고 하지 말고, 그 아이가 설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라”

성주를 밀어내거나 끌고 가기보다, 그 성주가 조심스레 발 디딜 수 있는 ‘안전한 심리적 장(場)’을 만들어주는 것이 부모의 역할일 것 같다.


예를 들면,

성주가 웹툰을 많이 본다면, "그만 봐!" 하기보다 “요즘 무슨 앱툰을 보니? 이야기가 뭐니? 재미있어?”하고 아이의 세계에 발을 들여놓는 거야.

문을 열어놓고 자는 게 불안해서 그렇다면,

“걱정하지 마. 엄마•아빠가 옆에 있으니 언제든 부르면 갈게” 해주는 것만으로도 그 아이의 심리적 장은 조금 따뜻해질 거야.

그래서 내가 너에게 도움이 될까 하여 다음과 같은 두 가지 자료를 함께 준비해 보았다.

성주• 애린• 리나와 함께 해볼 수 있는 가족 프로그램과 감정을 나누기 위한 감정 카드란다.

[첨부 1] 가족 회복 프로그램

《함께 있는 용기: 마음의 문을 여는 4주 가족 여정》

아이들과 부모가 함께 참여할 수 있는 4주간의 정서 회복 프로그램이야.

목표:

* 아이와 부모 간 정서 연결 회복

* 감정 소통 훈련

* 가족 전체의 심리적 장(場) 회복


구성:

1주 차: 지금, 우리 가족의 장 들여다보기

* 우리 가족의 분위기, 거리감, 연결 상태 돌아보기

* “우리 집 공기는 어떤 색깔일까?” 활동

2주 차: 말하지 않은 감정 꺼내기

* 감정 카드 활용

* 감정 표현 연습(I-message), 공감 연습

3주 차: 갈등에서도 연결되는 연습

* 대화 재연 연습

* “닫힌 문을 여는 말” 카드레임

* 나만의 심리적 안전 울타리 만들기

4주 차: 장(場)을 함께 꾸미는 사람들

* 서로를 위한 가족 선언문 만들기

* “앞으로 우리가 함께할 때 중요한 한 가지” 나누기

* 아이의 미래 자기 그리기

이 프로그램은 완벽한 부모가 되라는 게 아니야. 아이들에게 “너와 연결되고 싶다”는 신호를 보내는 연습이란다.


[첨부 2] 감정 카드 20종 세트

아이의 감정 인식과 표현을 도와주는 도구

말 대신 사용할 수 있는 감정의 언어 카드야.

표정, 감정 이름, 간단한 설명, 예시 상황으로 구성되어 있지.


예시 카드:

- 슬픔: 마음이 무겁고 축 처지는 느낌 (혼자 남겨졌다고 느낄 때)

- 무서움: 불안하고 위험한 느낌 (밤에 혼자 자는 것이 싫을 때)

- 아무 느낌 없음: 무기력하고 아무 감정도 없는 상태 (기분을 설명하기 어려운 날)

- 기쁨: 가볍고 즐거운 느낌 (좋아하는 웹툰을 볼 때)

- 외로움: 마음속에 아무도 없는 느낌 (함께 있어도 혼자 같을 때)


활용법:

* 저녁마다 가족이 감정카드 1장씩 고르고 이야기 나누기

* 아이가 힘들어 보일 때 “이 중에 오늘 기분이랑 가까운 걸 골라줄래?”

* 말이 막힐 때, “카드로 대신 말해도 돼”라고 도와주기

이 카드들은 ‘감정을 이해받는 경험’을 아이에게 줄 수 있는 아주 쉬운 도구야.

말보다 중요한 건, 감정을 꺼내고 받아줄 사람이 곁에 있다는 느낌이니까.

너희는 이미 아이들의 장 안에 가장 큰 힘이 될 수 있는 사람이다. 부디 지치지 말고, 너무 조급해하지도 말고, 성주의 속도에 맞춰서 함께 걸어가 주면 좋겠다.

아빠는 늘 너희를 믿는다. 무엇보다, 너희와 성주가 함께 웃을 날이 올 거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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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카드 감정 목록

- 기쁨 계열 (긍정적 감정)

1. 기쁨 (Joy)

2. 만족 (Contentment)

3. 편안함 (Comfort)

4. 신남 (Excitement)

5. 희망 (Hope)

6. 감사 (Gratitude)

7. 자랑스러움 (Pride)

8. 사랑받음 (Loved)

9. 감동 (Moved)

10. 좋아함 (Affection)


- 슬픔 계열

11. 슬픔 (Sadness)

12. 실망 (Disappointment)

13. 상실감 (Loss)

14. 허전함 (Emptiness)

15. 눈물 남 (Tearful)

16. 그리움 (Longing)

17. 지침 (Exhaustion)

18. 아무 느낌 없음 (Numbness)


- 불안/두려움 계열

19. 불안 (Anxiety)

20. 초조함 (Nervousness)

21. 무서움 (Fear)

22. 당황 (Panic)

23. 걱정 (Worry)

24. 긴장 (Tension)

25. 의심 (Doubt)


- 분노 계열

26. 분노 (Anger)

27. 짜증 (Irritation)

28. 억울함 (Unfairness)

29. 질투 (Jealousy)

30. 화남 (Frustration)

31. 실망 섞인 분노 (Resentment)


- 수치심/자기부정 계열

32. 부끄러움 (Shame)

33. 창피함 (Embarrassment)

34. 자기혐오 (Self-hate)

35. 부족함 느낌 (Inadequacy)

36. 미안함 (Guilt)

- 외로움/소외 계열

37. 외로움 (Loneliness)

38. 소외감 (Isolation)

39. 무시당함 (Ignored)

40. 단절감 (Disconnected)

활용 팁

- 기초 감정(기쁨·슬픔·불안 등)별 색깔 분류를 활용해 감정카드 디자인 가능

- 아이가 선택한 감정에서 비슷한 감정 묶음으로 확장 질문을 던지면 감정 어휘력과 자기 이해력 향상

* 예:

- "슬펐구나. 혹시 그건 실망 때문이었을까, 허전해서였을까?"

- "짜증 났다고 했는데, 혹시 억울한 감정도 같이 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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