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사랑하는 우리 손주들아

의미망 모델, 도식이론, 인지망 모델

by 마음 자서전


사랑하는 손주들에게

사랑하는 우리 손주들아,

한국에 있는 호진이, 그리고 멀리 미국에 있는 성주와 애린이, 리나야.

할아버지는 너희가 하루하루 열심히 공부하고 있는 모습을 상상하면 참 대견하고 사랑스럽단다.

오늘은 할아버지가 오랫동안 공부하면서 알게 된 ‘기억을 잘하는 비밀’을 너희 나이에 맞게 이야기해 주고 싶어.


사람의 머릿속 기억은 단순히 종이에 적는 것처럼 쓰고 지우는 게 아니란다. 머릿속에서는 기억이 ‘서랍 속처럼 정리되기도 하고, 거미줄처럼 서로 이어지기도 하고, 또 마음의 느낌과 함께 묶이기도’ 하지.

그래서 공부할 때도 이런 원리를 알고 하면 훨씬 잘 외워지고, 필요할 때 쉽게 떠올릴 수 있단다.

한국의 중학교 3학년 호진이에게

unnamed.jpg

호진아, 이제 중학교 3학년이니 배워야 할 것도 많고 시험도 자주 있어서 힘들지?

그럴 때는 그냥 무작정 달달 외우려고 하기보다, 똑똑한 방법을 쓰는 게 좋단다.

첫째는 ‘도식 이론’이야.

배운 내용을 틀 속에 넣어서 정리하는 거지.

예를 들어, 역사에서 6·25 전쟁을 공부할 때 그냥 “1950년에 일어남” 하고 외우는 게 아니라,

“원인–전개–결과”라는 세 칸에 나누어 정리해 보렴.

원인에는 북한의 남침, 전개에는 유엔군 참전, 결과에는 휴전 협정… 이런 식으로 정리하면 머릿속에 구조가 생겨서 훨씬 오래 기억난단다.

둘째는 ‘의미망 모델’이야.

이건 지식을 거미줄처럼 연결하는 거란다.

과학에서 “세포”라는 말을 배운다면, 세포에서 가지를 뻗어 “핵, 세포질, 세포막, 미토콘드리아”를 이어 그려봐라.

시험 볼 때 ‘세포’라는 단어 하나만 떠올려도 거미줄을 타고 다른 개념들이 자동으로 따라올 거야.

셋째는 ‘인지망 모델’이야.

이건 지식과 ‘감정이나 이야기’를 같이 묶는 방법이지.

예를 들어, 세종대왕을 단순히 “훈민정음을 만든 임금”이라고 외우는 대신,

“백성을 너무 사랑해서 글자를 몰라 힘들어하는 사람들을 위해 글자를 만든 따뜻한 임금님”으로 기억하면, 시험 볼 때 세종대왕을 떠올리는 순간 그 마음까지 같이 생각나서 더 생생하게 답을 쓸 수 있단다.

그리고 더불어 ‘반복 학습’도 잊지 말아야 한다.

오늘 외운 걸 내일, 사흘 뒤, 일주일 뒤에 다시 보면 잊어버리지 않고 오래 기억에 남는단다.

미국의 중학생 성주에게

semantic-memory.jpg

My dear Ben,

Studying in English and learning many subjects must feel challenging sometimes. But remember, memory has some wonderful tricks that can help you.

First, think of the ‘Schema Theory’.

This means putting new knowledge into a frame. In your science class, don’t just memorize random facts. Instead, write them as: “Problem – Hypothesis – Experiment – Result.” When you use this frame, your brain knows exactly where to find the information later.

Second, the ‘Semantic Network Model’.

Imagine history not as a list, but as a web. For the Civil War, draw “Lincoln” in the center, then connect “Slavery,” “Union vs Confederacy,” and “Emancipation Proclamation.” When you remember one, the others will come along.

Third, the ‘Cognitive Network Model’.

This is about connecting knowledge with feelings and stories. When you study Martin Luther King Jr., don’t just think, “He gave a speech.” Instead, imagine the courage it took, the hope he gave to people. That story and emotion will keep the memory strong.

And remember two more secrets:

* Dual Coding: Study with both words and pictures. A flashcard with the word and an image works better than words alone.

* Repetition: Review today, then tomorrow, then a few days later. Each time, the memory grows stronger.

With these methods, studying will not just be memorizing but building strong connections in your mind.


미국의 초등학교 고학년 애린이에게

애린아, 이제 네가 배우는 것도 점점 많아질 텐데, 걱정하지 말고 재미있게 공부해 보렴.

먼저, ‘도식 이론’을 활용해 보자.

사회 시간에 어떤 사건을 배우면 그냥 외우지 말고, 종이에 큰 칸을 그려서 “Who–What–Why–How–Result”로 나눠 적어보렴. 그러면 그 사건이 하나의 이야기처럼 머릿속에 정리돼.

다음은 ‘의미망 모델’이야.

이건 마인드맵을 그리는 건데, 가운데에 “동물원”이라고 쓰고, 옆으로 “사자, 원숭이, 기린, 코끼리”를 가지처럼 달아보렴.

이렇게 하면 시험에서 ‘동물원’이란 말이 나오면 다른 단어들도 자동으로 딸려 나올 거야.

그리고 ‘이중 부호화’라는 방법도 있어.

공부할 때 글자만 쓰지 말고 그림도 함께 써 보렴.

예를 들어 “volcano”라는 영어 단어를 외울 땐 화산 그림을 그려서 같이 기억하면 더 오래 남는단다.

마지막으로, 애린아, 오늘 배운 걸 내일 다시 보고, 며칠 뒤에 또 보고, 일주일 뒤에 한 번 더 보면 잊지 않고 오래 기억할 수 있단다.


미국의 초등학교 저학년 리나에게

우리 막내 리나야, 아직은 공부가 놀이처럼 느껴져야 재미있단다.

할아버지가 알려주는 세 가지 방법을 놀이처럼 해 보자.

첫째, ‘도식 이론’은 그림 상자 놀이야.

“봄–여름–가을–겨울” 네 칸을 나눠 그림을 넣어보렴. 꽃, 바닷가, 낙엽, 눈사람을 그리면 계절이 쏙쏙 기억날 거야.

둘째, ‘의미망 모델’은 거미줄 놀이야.

가운데에 “과일”이라고 쓰고, 옆에 사과, 바나나, 포도, 딸기를 거미줄처럼 이어보렴.

이렇게 하면 ‘과일’이란 단어만 들어도 나머지가 다 떠오를 거야.

셋째, ‘인지망 모델’은 마음과 함께 기억하는 거야.

“ice cream”을 외울 땐, 아이스크림 먹고 행복했던 마음을 떠올려보렴. 그러면 단어도, 기분도 같이 오래 남을 거야.


사랑하는 손주들아,

공부할 때는 무작정 외우려 하지 말고,

1. 틀 속에 정리하고(도식 이론),

2. 거미줄처럼 연결하고(의미망 모델),

3. 이야기·감정·그림과 함께 묶고(인지망, 이중 부호화),

4. 조금씩 여러 번 반복하기(망각곡선 극복),

이렇게 하면 기억이 훨씬 오래가고, 시험장에서 쉽게 떠올릴 수 있단다.

멀리 있어도, 한국의 호진이, 미국의 성주와 애린이, 그리고 귀여운 리나까지, 할아버지의 마음은 언제나 너희 곁에 있단다.

너희가 즐겁게 배우고, 건강하게 자라며, 똑똑하게 성장하는 모습을 항상 응원하고 있어.

사랑하는 마음을 가득 담아,

할아버지가.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