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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기 연습 지도 6대 원리

사랑하는 며느리 지혜 씨에게

by 마음 자서전


며느리 지혜 씨에게 보내는 편지

안녕? 언제나 손주들을 정성껏 돌봐 주어서 늘 고맙네.

아이들이 첼로와 플루트를 배우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지, 며느리의 마음 씀씀이가 참 든든하구나. 음악은 아이들에게 평생 마음의 친구가 될 수 있는 귀한 선물이니까.

그런데 아직은 연습을 힘들어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까 하여 심리학에서 말하는 몇 가지 생각을 나누고 싶네.


첫째, 자동화(automaticity)란 반복을 통해 기술이 무의식적으로 수행되는 상태를 말하지.

악기 연습도 마찬가지야. 매일 조금씩만 반복하면 손가락과 호흡이 저절로 움직이는 순간이 오지. 하루 10분이라도 꾸준히 하면, 연습이 아니라 연주가 되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을 거야.

둘째, 내적 동기(intrinsic motivation)란 스스로 즐거움이나 흥미 때문에 하는 동기를 뜻하지. ‘해야 하니까’가 아니라 ‘내가 하고 싶어서’ 하려면, 아이들에게 스스로 곡을 선택할 기회를 주는 게 좋아. 좋아하는 영화 음악이나 애니메이션 주제를 연주하면, 음악이 숙제가 아니라 놀이처럼 다가올 거야.


셋째, 내사(內射 introjection)는 외부의 영향으로 ‘해야 한다’고 느끼는 동기를 말하지.

내사에도 긍정과 부정이 함께 있단다. 긍정적인 면은, 부모가 직접 악기를 연주하거나 즐기는 모습을 보이면 아이들이 자연스레 따라하려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지. 그러나 부정적인 면은, 연습을 지시하거나 비난하는 방식으로만 지도하면 아이들이 억압을 느끼고 오히려 음악을 멀리하게 될 수 있다는 거야. 그러니 내사의 장점을 살리되, 강요는 줄이고 모범을 보이는 것이 더 바람직하지.


넷째, 자기결정성이론(self-determination theory)은 사람이 스스로 동기를 가지려면 자율성·유능감·관계성이 충족되어야 한다고 말하네.

- 자율성: 곡이나 연습 순서를 아이가 고르게 하기.

- 유능감: 쉬운 곡을 먼저 성공하게 해서 성취감을 맛보게 하기.

- 관계성: 가끔은 가족이 함께 모여 작은 가족 연주회를 열어주면, 아이들이 음악을 통해 사랑을 나눈다는 걸 느끼게 되지.

무엇보다 가족 연주회가 익숙해지면, 나아가 온 가족이 함께 요양원이나 장애인 시설 같은 곳을 찾아가 작은 음악회를 열 수도 있단다. 그것은 아이들이 단순히 연습을 넘어, 음악으로 다른 사람을 기쁘게 하고 봉사하는 경험을 하게 만드는 귀한 기회가 될 거야.

다섯째, 분산학습(distributed practice)은 짧게 여러 번 나누어 연습할 때 효과가 더 큰 원리란다. 악기도 하루 1시간 몰아서 하는 것보다, 아침 10분·저녁 10분으로 나누면 훨씬 더 잘 배울 수 있지.


여섯째, 절차적 지식(procedural knowledge)이란 몸으로 배워서 자동적으로 하는 지식을 말하지.

악기는 책으로 아는 것이 아니라, 손과 몸으로 반복하면서 배우는 것이야. 플루트의 호흡, 첼로의 활 쓰기는 글로만 배울 수 없고, 몸으로 익혀야 하지.

이렇게 하루 10분씩 짧고 꾸준히, 아이들이 스스로 곡을 고르고, 가족의 격려 속에서 작은 연주회를 열고, 더 나아가 봉사로까지 이어진다면, 첼로나 플루트는 억지로 해야 하는 과제가 아니라 세상을 따뜻하게 만드는 소중한 도구가 될 거야.

할아버지는 손주들이 자유롭게 연주하는 모습을 직접 듣게 될 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단다.


악기 연습 지도 6대 원리 – 가정에서 실천하는 방법

1. 자동화 (꾸준한 반복)

- 하루 10분, 정해진 시간에 규칙적으로 연습하기

- 부모가 “오늘은 짧게라도 해보자” 하고 함께 앉아주는 것만으로도 큰 도움이 됨

2. 내적 동기 (재미와 흥미)

- 아이가 좋아하는 영화·애니메이션 음악이나 최신곡 중에서 직접 곡을 고르게 하기

- 연습 뒤에는 아이가 선택한 곡을 가족 앞에서 짧게 연주해 성취감을 맛보게 하기

3. 내사(內射) (모범의 힘, 강요는 줄이기)

- 부모가 직접 피아노·기타·노래 등 간단히라도 함께 참여해
“우리 집은 음악을 즐기는 가족”이라는 분위기를 만들기

- “왜 안 했니?”라는 비난 대신, “아빠도 한 곡 해볼까?” 하며 자연스럽게 참여로 유도

4. 자기결정성 (자율성·유능감·관계성)

- 자율성 : 연습 시간·곡 선택은 아이가 정하게 하기

- 유능감 : 쉬운 곡을 먼저 성공하게 해서 칭찬하고, 난이도는 천천히 높이기

- 관계성 : 매달 한 번, 가족 연주회 열기 (부모도 함께 간단한 악기나 노래로 참여)

5. 분산학습 (짧고 나누어 하기)

- 아침 5분, 저녁 5분처럼 짧게 나누어 연습하기

- 가족이 식사 후 함께 모여 1곡만 연주하는 ‘작은 음악 시간’을 만드는 것도 효과적

6. 절차적 지식 (몸으로 익히기)

- “이론”보다 “손으로 해보기”를 강조하기

- 플루트는 호흡 놀이(풍선 불기, 긴 숨 내쉬기), 첼로는 활로 줄을 긋는 짧은 게임식 연습을 통해 자연스럽게 습득하게 하기


늘 고맙고, 사랑한다.

아버지가 2025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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