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동으로 이끄는 리더십
관찰학습의 조직심리학
“인지학습과 사회학습
인지학습(cognitive learning): 즉각적으로 사용되거나 행동으로 표출되지는 않지만, 나중에 사용하기 위해 정보를 저장하는 학습
잠재학습(latent learning): 행동의 표출 없이 이루어지는 학습
통찰학습(insight learning): 사람과 동물이 갑자기 문제해결이나 정보해석의 방법을 알게 되거나, 새로운 지식을 기존지식에 추가할 때 이루어지는 학습
관찰학습(observational learning): 강화가 아니라, 다른 사람을 관찰하면서 이루어지는 학습
모델학습(Modeling)은 모델을 통해 학습함으로써 모든 단계를 다 거치지 않고도 최종목표에 직접 도달할 수 있다. 모델의 행동에 집중을 많이 할수록, 모델이 전문가이거나, 외모가 좋거나, 높은 지위를 가졌거나, 사회적으로 영향력이 있다면 더 집중하게 된다.”
(스티브 코슬린• 로빈 로젠버그• 이순묵• 도경수• 서용원 공저, 《심리학 개론》, 교보문고, 2012)
2013년 9월13일 독서노트에 있는 인지학습과 사회학습에 관한 내용이다.
예전에 내가 다니던 직장에 전무님이 계셨다. 그분은 일을 지시한 뒤, 그 일이 진행되지 않으면 직접 그 일을 하셨다. 지시가 먹히지 않는다고 화를 내거나, 사람을 탓하지 않았다. 묵묵히 몸을 움직여 스스로 일을 완수하셨다.
그 모습은 인상적이었다. 지시하는 리더가 아니라, 행동으로 보여주는 리더였다. 그리고 세월이 흐른 뒤, 그분은 결국 회장님의 신뢰를 얻어 사장이 되셨다. 그때 나는 ‘행동하는 사람은 결국 인정받는다’는 사실을 마음 깊이 새겼다.
전무님의 리더십은 관찰학습(Observational Learning)의 원리를 가장 잘 보여주는 사례다. 사람은 단순히 말이나 명령으로 배우지 않는다. 누군가의 행동을 보고, 그 행동의 결과를 관찰하면서 배운다.
심리학자 앨버트 반두라(Albert Bandura)는 이렇게 말했다.
“인간은 타인의 행동을 보고, 그 행동의 결과를 보며 스스로 배우는 존재다.”
전무님은 바로 그 ‘모델(model)’이 되었다. 그의 행동은 구성원들의 시선을 끌었고(주의), 기억에 남았으며(파지保持•はじ), 결국 사람들은 그를 따라 행동하기 시작했다(재생).
그리고 그의 노력이 회장에게 인정받는 모습을 보며, 사람들은 스스로 그렇게 행동하고 싶어졌다(동기).
그분의 실천하는 리더십은 수많은 말보다 깊은 학습 효과를 남겼다. 이것이 바로 ‘말보다 행동이 강력한 이유’다.
리더의 행동은 조직 내에서 심리적 신호로 작용한다. 리더가 직접 행동하면, 구성원들은 “이 일은 정말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읽는다. 리더가 책임을 지면, 구성원은 그 책임감을 내면화한다.
이런 방식의 리더십을 행동모델링 리더십(Behavioral Modeling Leadership)이라고 한다.
리더가 보여주는 일관된 행동은 단순한 모범을 넘어서, 조직의 가치와 태도를 형성하는 무형의 심리적 자극이 된다.
결국 전무님의 행동은 부하직원들에게 ‘책임은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보여주는 것이다’라는 문화를 남겼다. 그분은 단순히 일을 완수한 것이 아니라, 일하는 태도 자체를 가르친 리더였다.
회장님이 전무님을 높이 평가한 이유는 그가 결과만 만들어낸 사람이 아니라, 사람의 마음과 조직의 문화를 바꾼 리더였기 때문이다.
그의 행동은 부하 직원들에게 자기효능감(self-efficacy)을 심어주었다.
“우리도 할 수 있다”, “이렇게 하면 인정받을 수 있다”는 내적 동기가 생겼다.
이 동기가 바로 조직을 움직이는 심리적 에너지였다.
결국 그는 지시가 아닌 행동으로 신뢰를 얻은 리더, 권위가 아닌 모범으로 사람을 움직인 리더였다.
“리더는 지시하는 사람이 아니라, 보여주는 사람이다.”
말로 사람을 움직이는 리더십은 한순간이지만, 행동으로 이끄는 리더십은 오랫동안 남는다.
그 전무님의 한 걸음, 한 행동은 부하들의 마음속에 “일은 이렇게 하는 것이다”라는 기준을 새겼다.
심리학은 그것을 관찰학습의 힘이라 부르지만, 나는 그것을 인간의 진정성에서 비롯된 배움이라 부르고 싶다. 진정한 리더는 말보다 행동으로 가르치고, 그 행동은 결국 사람의 마음을 바꾸고, 조직의 문화를 바꾼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