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사랑하는 호진이에게

몰입(Immersion)과 시냅스 (synapse)

by 마음 자서전

사랑하는 호진이에게,

기말시험 준비하느라 고생이 많지? 요즘 책상 앞에 오래 앉아 있느라 어깨도 아프고 머리도 지끈거릴 때가 있을 거야. 그럴 땐 잠깐 눈을 감고, 네 머릿속에서 일어나는 멋진 일을 상상해 보렴.

우리 몸에는 약 50조 개의 세포가 있지만, 그중에서도 뇌의 뉴런(neuron)이란 세포는 아주 특별하단다. 뉴런은 전기신호를 주고받는 생각의 세포인데, 이 뉴런들이 서로 만나 신호를 주고받는 연결 부위를 시냅스(synapse)라고 불러. 이 시냅스가 바로 생각이 통하는 다리이고, 우리가 무언가를 배울 때마다 이 다리가 새로 놓이거나, 더 튼튼해진단다.


황농문 교수님의 《몰입》이란 책에는 이런 말이 있어.

“뉴런의 돌기변화에 따른 시냅스의 생성은 학습에 의하여 이루어진다. 학습에 의하여 변화된 시냅스는 장기기억을 의미한다.”


즉, 공부를 하는 건 단순히 머리로 외우는 게 아니라, 뇌 속에서 네 뉴런들이 손을 맞잡고 새로운 연결을 만드는 과정이란다. 이 연결이 많아질수록 이해가 깊어지고, 기억이 오래가게 돼.

그리고 어떤 시냅스가 형성되느냐에 따라 너의 생각 습관, 나아가 인생의 방향까지 달라진다고 하더구나.

물론 좋은 시냅스를 키우려면 좋은 환경이 필요하겠지. 하지만 현실에서 환경을 바꾸기는 쉽지 않아. 그래서 교수님은 이렇게 말씀하셨어.


“우리가 가장 쉽게 조절할 수 있는 입력은 나의 생각이다.”


이게 정말 중요한 말이야, 호진아!.

환경은 쉽게 못 바꾸지만, 생각은 언제든 바꿀 수 있어. ‘어렵다’는 생각을 하면 시냅스는 닫히지만, ‘조금만 더 해보자’, ‘이건 재미있을지도 몰라’라고 생각하면 새로운 시냅스가 활짝 열리면서 공부가 훨씬 쉬워진단다.

synapse.jpg

그러니까 지금 힘들더라도, 그건 네 뇌가 성장 중이라는 증거야. 하루하루 쌓이는 공부의 시간은 수백조 개의 시냅스 중 하나가 빛나는 순간이 되는 거야. 그렇게 쌓인 연결들이 언젠가 네 생각을 자유롭게 만들고, 문제를 해결할 힘을 주게 될 거야.

할아버지는 언제나 믿고 있어.

네가 만들어가는 시냅스 하나하나가 미래의 호진이를 단단하게 세워줄 거라고.

오늘도 집중하며 공부하는 그 순간,

너의 뇌 안에서는 수많은 별들이 반짝이고 있단다.

그 별들이 바로 시냅스야.

그 빛이 네 마음속에서도 오래도록 꺼지지 않기를 바라며.


호진이를 사랑하는

할아버지가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