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하루 한 줄

필사(筆寫)의 매력

<필사의 기초>

by 마음 자서전

필사를 사랑하는 몇 가지 이유

필사의 매력

첫 번째는 오롯이 나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다는 점입니다.

필사를 하는 동안에는 나에게 영향을 주는 모든 것에서 독립할 수 있습니다. 따져보면 혼자 무엇인가를 하는 시간은 나에게 주어진 시간에서 극히 일부입니다. 회사, 가족, 친구 ----, 그리고 어렇게 저렿게 엮인 관계에 신셩을 쓰다보면 정작 자신을 돌아볼 시간을 내기가 좀처럼 쉽지 않습니다. 어쩌다 혼자 있는 시간이 생기더라도 안절부절 불안해하거나 무얼 할지 모르고 시간만 보내기 십상입니다. 그럴 때 필사는 좋은 동무가 됩니다.(---)

두 번째 즐거움은 차분한 마음을 얻을 수 있다는 점입니다.

풀풀 날리는 방정맞은 마음이 필사를 할 때면 차분히 가라앉더군요. 필사를 하는 동안이나마 나은 인간으로 살 수 있다는 뿌듯함을 무엇에 비기겠습니까. ‘필사는 곧 삶의 성찰’이라고 봅니다. 좋은 문장을 옮길 때 잠시 나와 그 글을 쓴 이의 삶을 나란히 놓을 수 있습니다. 펜을 들어 베끼는 동안 그의 삶으로 들어가 그의 이름으로 사는 것이지요.

세 번째 즐거움은 ‘기억의 연장’에 있습니다. 돌아서면 반은 잊어버리고 다시 고개를 돌리면 남은 절반의 반을 까먹고 ---. 하룻밤 자고 나면 무엇을 했는지 조차 희미한 박약한 기억력을 필사로 보완합니다. 보고 들은 것에 그치지 않고 손으로 쓰면 기억은 오래갑니다. (---)

❰다산선생지식경영법❱에는 이렇게 끊임없이 메모하고 기록하는 것을 수사차록법(隨思箚錄法)이라고 합니다.

‘부지런히 메모하라. 쉬지 말고 적어라. 기억은 흐려지고 생각은 사라진다. 머리를 믿지 말고 손을 믿어라. 기록은 생각의 실마리다. 기록이 있어야 기억이 복원된다. 습관처럼 적고 본능으로 기록하라.’

네 번째 즐거움은 돈이 거의 들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지금 가진 것만으로도 충분히 아주 오랫동안 줄길 수 있습니다. 필사할 책, 펜과 공책만 있으면 되니까요.

자투리 시간을 보낼 때도 필사는 더할 나위 없습니다.

마지막 즐거움은 경쟁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군요. 승부를 내야 하는 것도 아니고, 남에게 보여줄 것도 아고

누군가에게 쫓길 필요도 없습니다. 시간을 내서 하염없이 쓰기만 하면 됩니다.

빨리 쓸 필요도 없죠. 아주 천천히 문장을 곱씹으며 쓰는 동안 누리는 즐거움은 한정이 없습니다. 33


❰필사의 기초❱ (좋은 문장 잘 베껴 쓰는 법, 조경국, 유유,2016, 20170718)

지방에서 소소서점이란 헌책방을 하고 있는 저자는 어려서부터 책을 좋아했다. 이 책은 독립출판으로 만들어졌다. 저자는 만년필로 느리게 필사를 한다. 그렇게 하면 마음이 안정되고 저자의 책을 내 책으로 만드는 효과가 있다고 말한다. 지금과 같이 인쇄술이 발달하기 전에는 책을 가지려면 필사하는 게 일반적이었다. 수도원에서 하는 일 중에 가장 큰 일이 성경책을 필사하는 일이었다. 수도자들은 성경필사를 하면서 정신이 집중된다. 현대에도 성경필사를 하는 사람들이 차츰 늘고 있다. 그런 이유는 자신의 기록물을 갖고 싶은 이유도 있겠지만 그렇게 함으로써 성경책의 내용을 깊이 이해하자는 데 있다.

어떤 소설가는 아직도 만년필로 원고지에 소설을 쓴다. 느리게 쓸 때 더 많은 아이디어가 나와서 소설의 완성도가 높아진다고 말한다.

많은 책을 읽는 것도 좋지만 깊이있게 읽으려면 필사를 권한다. 나는 노트북으로 필사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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