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하루 한 줄

버스정류장에서

<우리나라 명시>

by 마음 자서전

노점의 빈 의자를 그냥

시라고 하면 안되나

노점을 지키는 저 여자를

버스를 타려고 뛰는 저 남자의

엉덩이를 시라고 하면 안되나

나는 내가 무거워 시가 무거워

배운 작시법을 버리고

버스 정류장에서 견딘다

7412f1c251ddec6f461066781595ae42.jpg

경찰의 불심검문에 내미는

내 주민등록증을 시라고 하면 안되나

주민등록번호를 시라고 하면 안되나

안된다면 안되는 모두를 시라고 하면 안되나

배반을 모르는 시가 있다면 말해보라

의미하는 모든 것은 배반을 안다

시대의 시가 배반을 알 때까지

쮸쮸바를 빨고 있는 저 여자의 입술을

시라고 하면 안되나 / 버스 정류장에서


작품해설

세상의 모든 사물을 시로 보는 시각이다.

어떤 모습도, 생각도, 심지어 주민등록번호까지도 시로 볼 수 있다고 시인은 말한다.

생전에 <현대 시작법>을 펴내고 후학 양성에 힘썼던 작가이다.

수많은 시의 소재가 있지만 찾지못하거나 못보고 있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목표달성 5단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