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영모
《다석 강의》 (다석학회, 현암사, 2006, 20171010)
류영모(柳永模 (1890년 ~ 1981년) 서울 출생) 개신교 사상가, 교육자, 철학자, 종교가이다. 호는 다석(多夕)이다. 조만식, 김교신 등과 같은 세대로, 함석헌, 김흥호, 박영호, 이현필 등의 스승이다. 다석(多夕)은 많은 세 끼(多)를 다 먹지 않고 저녁(夕) 한 끼만 먹는다는 뜻이다.[
정인보, 이광수와 함께 조선의 3대 천재로 불렸다. 오산학교 교장을 은퇴하여 농사를 짓고 제자들을 가르치며, 《노자》를 번역하기도 했다. 기독교를 한국화하고 또 유, 불, 선으로 확장하여 이해했다. 그의 종교다원주의가 서양보다 70년이나 앞섰다. 종교사상은 1998년 영국의 에든버러(Edinburgh)대학에서 강의되었다.
그가 YMCA에서 강의한 내용을 ‘다석학회’의 후학들이 책이다.
시대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다. 저자만의 독특한 언어 해독법이 눈에 띈다.
오늘을 예로 들면
‘어제와 오늘과 내일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다. 오직 하루(오늘)만이 영원히 있는 것이다. 오늘의 ’오’는 감탄사이고 ‘늘’은 언제나 항상(恒常)이란 뜻이다
.
이런 해석이 곳곳에서 나온다. 낱말을 해석하는 방법이 어떤 근거를 갖고 있는지는 모르겠으나, 그 뜻을 살펴보면 수긍이 가기도 한다. 이런 단어해석을 읽는 재미도 있다.
또 사람의 심리를 나타내는 글도 보인다.
자기는 어두운 쪽에 앉아서 참모습 보이지 않고, 밖에 있는 남들을 자세히 속까지 들여다보려고 한다.
사람들이 자신을 내보이지 않고 다른 사람을 살펴보려고 하는 건, 관계를 단절시킨다. 그것보다 자신을 보여주고 상대의 마음을 사라고 말한다. 그것이 정상적인 인간관계를 만들어가는 길이기 때문이다.
사람의 고통은 욕심에 있기 때문이다. 욕심을 내려놓으면 고통은 사라지고 인생의 즐거운 참맛을 얻게 된다고 말한다.
‘참은 욕심이 없는 곳에 있는 법이다. 사람이 물욕에 얽매이면 삶에 고달픔이 끊이지 않는다. 눈앞에 닥쳐오는 모든 일에 만족함을 아는 이는 바로 그 자리가 선경(仙經)이다. 사람이 욕심을 떠나면 즐거울 때 즐거움의 참맛을 알고 슬플 때 슬픔의 참값을 알게 된다.“
인생에서 정작 중요한 일에는 소홀하고 필요없는 일에 시간과 물질을 쓴다고 말한다. 가장 중요한 가지는 쓸모 있는 일이 무엇인가를 아는 것이다. 자기 자신을 찾으려고 하는 게 진리로 가는 길이다.
‘사람들을 쓸데없는 일에 정신을 다 소모하고 참으로 쓸데 있는 일에는 거의 정신을 쓰지 않는다. 시간도 재력도 마찬가지다. 그러니까 무엇이 쓸데 있는 일인가를 아는 것이 덕성(德性)이요 진리파지(眞理把持)다. 진리파지란 사람이 이룰 것을 이루고 가질 것을 가지는 것이다.“
현대인들은 경쟁자를 이기려고 한다. 그러나 진정 이기는 길은 자기를 이기는 길이다. 자기를 이기지 못하는 건 영원히 이길 수 없다.
‘이긴다.’는 말이 있습니다. 남을 쳐서 이긴다는 승부의 의미에서 ‘이긴다’로 알기 쉬우나, ‘이긴다’는 자기를 이기는 것을 말합니다. 이어지는 것은 오래오래 이어가는 것입니다. 결코 끊어지지 않습니다. 오래 이어가고 계속하려면 잘 익혀야 합니다.
책은 이해하기 어렵고 두껍다, 고사성어 등 한문도 많이 나온다. 우리나라에 사상가, 철학자가 있느냐고 물을 때 내세울 수 있는 사람이다. 함석헌을 제자로 두고 아겼지만 질책도 많았다고 한다. 평생 금욕(禁欲)을 하여 하루 1끼를 먹고 부부관계도 하지 않았다. 지금도 다석을 기리는 사람들이 ‘다석학회‘를 통해 정기적인 모임을 갖고 있다.
한국 기독교 개혁에 영향을 미친 인물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