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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음 자서전 Nov 06. 2017

연어의 귀소본능

<senier letter>

연어의 귀소 본능


도시생활은 나름의 매력이 있다. 많은 사람을 만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그러나 도시에서의 환경에 익숙하지 않는 사람은 오히려 도시생활에 불편을 느낄 수 있다. 사람은 귀소본능이 있어서 있던 곳으로 돌아가려는 성향이 강하다고 한다. 젊을 때 돈을 벌려고 외국으로 나갔던 이들이 나이 들면 고국으로 오고 싶어 하는 심리도 귀소본능이다.  

며칠 전, 5년간의 서울 생활을 정리하고 농촌으로 돌아왔다. 여기서 30년을 살았다. 70이 넘은 인생에 30년은 결코 짧지 않다. 정든 사람, 미운 사람이 섞여 있다. 미운 사람보다는 예쁘게 봐주는 사람들이 더 많다. 그래서 여기가 좋다. 사람사이의 정은 미운정 고운정을 다 같이 겪어야 한다. 고운정만 있으면 좋으련만 사람 사이엔 그런 경우가 많지 않다. 

오랜만에 만나는 사람들이 격하게 반겨준다. 기쁨의 얼굴로 맞아주니 고맙다. 정을 나누는 깊이가 어떻게 인사를 하느냐에 달려있다. 깊이가 얕은 인사도 있다. 인사의 깊이는 나와의 인간관계의 깊이에 있다. 나와 평소 어떤 관계를 가졌느냐에 따라 만났을 때 인사도 달라진다. 깊이있는 인사를 받으니 기쁘고 반갑다. 이들의 인사는 진정성이 있다.

살다보면 깊은 관계가 아닌데 반가운척, 친한 척하면서 다가오는 사람이 있다. 이럴 경우는 정상이 아닐 수 있다고 생각한다. 평소 인간관계보다 깊이 있게 인사를 하면, 인간관계에 비범한 사람이거나 사악한 사람이지 않을까? 


30년을 살았더라도 도시에선 이런 정을 느끼기 어렵다. 농촌이기에 가능한 일이다.

 집에 있으면, 찾아오는 사람들이 있어 좋다. 오고가는 정을 느끼는 건 사람이 오고, 물건이 가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많은 사람들과 깊이를 나누는 인사가 하루를 행복하게 만든다. 

나도 늙었다.

다시 도시로 나갈지도 모르지만,

태어난 곳으로 돌아와 알을 낳고

죽는 '연어'와 같다는 생각이 드는 건

왜 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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