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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음 자서전 Feb 06. 2018

거짓말 요리책

《거짓말 삽니다》

목자가 거짓말을 잘하면, 양들이 죽는다. 하지만 소설가가 거짓말을 잘하면 소설이 된다. 그리고 읽는 독자가 살고, 우리가 함께 사는 사회가 살아난다.

한국미니픽션작가회에서 준비한 거짓말을 주제로 하면서도 우리에게 작은 메시지를 남기는 책이다.  


경쟁사회에서 누군가를 밟고 올라가야 되는 이 사회에서 내가 밟히면 아픈데도 남들이 밟히는 걸 보면서 즐기고 있다. <늪>은 그걸 말하고 있다. 

<늪> - 강물

거의 모든 방송이 배틀을 설치했고, 서로 가수가 되려는 사람들도 배틀을 밟고 올라 노래를 부른다. 무대에는 싸움꾼의 노래가 가득하다. 딴은 그래야 더 절창이다. 16

가수와 배우와 개그맨과 얼굴 알려진 사람들과 얼굴 알리고 싶은 사람들이 매주 ‘1박2일’ 전국을 떠돌며 누가 바보짓을 잘하나 가려서 밥을 주고 잠자리를 준다. 바보짓을 잘하면 고기를 먹을 수 있고, 못하면 나물을 먹거나 굶어야 한다. 16

음식도 그냥 만들면 맛이 없고 대결에서 이겨야 맛있다는 것을, 음식도 맛도, 서열이 매겨져야 안심할 수 있다는 것을 속으로 깊이 깨닫는다. 17 

시합하지 않고  대결하고 경쟁하지 않고, 서열을 매기지 않고 재밌게 노는 것, 흘러나오는 대로 혼자 또는 여럿이 제 노래를 부르고 맛있는 것 같이 만들어 서로 나눠 먹는 세상은 없을까? 18

소설가 아버지는 아들에게 거짓말을 하도록 가르쳤다. 그래서 아들도 소설가가 되었다. 거짓말로 밥 먹고 사는 사람들의 정성스레 준비한 거짓말 요리책이다.


최후의 승자 – 이현신

“아버지는 내가 유치원에 다닐 때부터 하얀 것을 검다고 말하는 법을 가르쳤어요. 하얀 것이 검을 수도 있다는 것을 논리정연하게 설명하는 법말입니다. 사물의 모양이나 현상을 거꾸로 설명하지 못하면 벌을 받아야 했습니다. 

《거짓말 삽니다》 (한국미니픽션작가회, 나무와 숲, 2016, 20180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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