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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음 자서전 Mar 08. 2018

나만의 작은 숲을 만들자

<리틀 포레스트>

<리틀 포레스트> 영화 

송혜원은 도시의 팍팍한 생활에서 시험에 떨어진다. 편의점 알바에 인스탄트 식품으로 생활하던 그는 고향으로 돌아온다. 그동안 비어있던 집에 조금 남아있던 쌀과 밀가루로 음식을 만들어 먹는다. 


“밀가루는 쌀의 외딴 곳에 있다는 것”


 요리하는 장면이 많이 나온다. 크고 작은 요리를 하면서 맛깔나게 만드는 혜원의 솜씨는 엄마에게 배웠다. 

고향친구 은숙은 혜원이에게 좋은 친구이지만 혜원이의 아픈 곳을 말한다. 


“아픈 곳만 콕콕 찔러주는 친구가 있다.”


초등학교 남자친구 재하를 두고 미묘한 상황이 전개되기도 한다.  

처녀가 밤중에 혼자 자는 장면에서 무서울 것 같다.  

“밤에 혼자 자면 무서워진다.”

재하는 혜원이가 무섭고 외로울 것 같아 강아지를 가져온다. 그러면서 하는 말은 명대사이다. 

“온기가 있는 동물은 다 의지가 되는 법이다.” 

혜원은 독백처럼 말한다. 

“나만 돌아왔다. 아무 것도 찾지 못한 채.”


재하는 농촌에서 농사를 짓는다. 농사에 자부심을 갖는다. 

“농사가 얼마나 괜찮은 직업인지, 멋진 직업을 선택한 것 같다.”


농사에 대한 소소한 정보도 알려준다.

“감자 싹이 나오면 다른 곡물을 심을 준비를 해야 한다.”


혜원이가 어렸을 때 엄마가 해준 말.

“왕따를 당할 때 안 속상해하면 이기는 것이다.” 

밤 조림과 곶감을 만드는 모습도 나온다. 그리고 나오는 나레이션----.

“밤 조림이 맛있다는 건 가을이 깊어간다는 뜻이다.” 

“곶감이 맛있다는 건 겨울이 깊어간다는 뜻이다.“ 


“입 놀릴 시간에 몸 놀리면 언젠가는 끝이 난다.” 


“나도 작은 숲을 찾아야 겠다.“

‘작은 숲‘ 자기만의 안식처를 말한다. 누구든지 자기만의 안식처가 있을 때, 마음이 안정된다. 

여기에서 말하는 ‘리틀 포레스트‘는 주인공 송혜원의 안식처인 셈이다.


‘아주심기‘란 말이 나온다. 농사지을 때 사용하는 말인데, 더 이상 옮겨 심지 않고, 완전하게 심는다는 뜻이다. 순수한 우리말은 정감이 간다. 


힐링이 되는 영화, 시골에 대한 애정이 생기는 영화, 도시를 떠나고 싶어지는 영화다. 

농촌의 풍경을 화면으로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에 평화가 찾아오는 느낌이다. 

며칠전에 JTBC 뉴스룸에 주인공 배우 김태리가 출연하여 손석희와 인터뷰를 한 장면을 노트북으로 봤다. 나는 처음 듣는 이름인데, 요즘 이름이 뜨는 배우이다. 인터뷰도 잘 한다. 배우도 시대에 따라 유행을 타나보다. 한때 잘나가던 배우가 요즘은 뜸하고 이름 없던 배우가 핫해진다. 세상은 그런 거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요리에 사용된 기구들이 엄마가 쓰던 물건이 아니라 새로 장만한 그릇과 냄비들이다. 소품에 조금 신경을 썼더라면 어땠을까? 

치즈를 갈아서 쓸 때도 한 번은 치즈 그라인더를 사용하고 한 번은 무채로 치즈를 갈은 장면이 나온다. 이런 티끌을 찾은 관람객은 없었겠다. 


오랜만에 영화를 보았다. 평택은 영화관에 사람이 많지 않다. 영화를 보고 나니 울적해진 기분이 UP되었다. 최소 한 달에 한 번은 영화를 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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