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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음 자서전 Mar 15. 2018

치매아내 수발기

<사랑해요, 당신> 연극


진심으로 사랑하지만 항상 곁에 있다는 이유로

서로 사랑하고 있다는 것도 잊고 살아가던 평범한 부부가 있습니다.

매일 매일이 같은 일상이 연속되던 어느 날,

영원할 것 같았던 날들의 끝에 도달했다고 합니다.

가장 소중한 가족이지만 마음과 다르게 일상 속에서는

무뚝뚝한 대화들이 오고갑니다. 치매라는 불청객이 찾아오고 나서야

마음속 진솔한 대화들이 나오기 시작합니다.

만약 우리라면, 그 끝에; 다다른 나와 우리는 무엇을 느끼게 될까요?

평범한 속에 숨어있는 소중한 것들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이다.


부부의 관계, 가정의 소중함을 느끼게 한 연극이었다.

누구나, 언제든지 치매에 걸릴 수 있다. 그런 치매에 걸렸을 때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나 자신에게 물어보는 시간이었다.

연극 <사랑해요, 당신> 포스터

연극의 명대사들을 적어보았다.

남편이 아내에게 보내는 말,

“여보, 오랜 세월 곁에 있어줘서 고마웠소.”


아내에게 먹고 싶은 게 뭐냐고 묻자? 아내는

“하고 싶은 것, 먹고 싶은 것, 예전엔 많았던 것 같은데---.

지금은 아무 생각도 안 나네요.“


남편의 독백

“같은 장소에 있을 줄 알았던, 같은 아내가 사라졌습니다. 모든 게 두렵습니다.“

엄마를 요양원으로 보내자는 아들

요양원으로 모시려는 아들,

“아버지는 평소의 고집대로 살아야겠죠.”


아버지와 대화가 안 되자,

“무언가를 나눌 수 없다고 느끼는 건 무엇일까요.”

등장하는 간병인의 모습

남편은 혼자 힘으로 병수발이 힘들어 간병인(요양보호사)의 도움을 받아보지만 여러가지 이유로 상처를 받는다. 결국은 혼자서 아내의 병수발을 감당한다. 남편도 허리가 아파온다. 약을 먹으면서 힘들지만 끝까지 아내 곁을 지킨다.


요양원에 보내지 않는 이유를 아들에게 말한다.

“엄마를 버리는 것이라고 보았다. 숨만 쉬고 있고 살아있는 게 아니다. 동물원의 원숭이처럼 취급받을 그곳에 보내고 싶지 않다.“


아들과 언쟁 중에

“목소리를 낮추어라. 엄마가 그래도 다 듣고 있다.“


아들은 누나 한선영이가 먼저 떠난 것을 두고

“지금 엄마가 그때 보듬어주지 못했던 빈자리를 채워주려고 하는지도 몰라요.”


남편은 아들에게 엄마와 가족에 대해 말한다.

“종태야! 사랑한다. 나는 가족을 위해 열심히 했다. 표현이 서툴렀을 뿐이다.”

“난, 니 엄마 없이는 못산다.”

연극이 끝난 후에 무대 위의 오미연과 장웅

아내가 떠나가면서 편지에 남긴 마지막 명대사

“우리 젊음은 어디로 갔을까요?“

“오랜 세월 내 옆에 있어주어 고마웠어요.”

“당신이 고집스럽게 버티어주고 견뎌낸 것이 고마워요.”

“척하지 말고, 좋아하는 일하며 즐겁게 살아요.“

“당신이 내 옆에 지켜주어 고마워요. 난 당신을 끝까지 지켜주지 못해 미안해요.“


<사랑해요, 당신> 20180314, 19:00, 평택남부문예회관에서 아내와 함께 오랫만에 연극을 보고 외식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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