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바꾸는 언어》
악성 댓글이 만연한 우리 문화는 크게 세 가지 환경에서 비롯됐다고 본다.
첫째, 언어 사회적 요인으로 우리 특유의 욕 문화를 들을 수 있다. 우리말은 욕 표현이 아주 발달해 있다. (--)
중국말에도 욕이 많다. ‘싸삐’, ‘차오우’, ‘썬징삥’, ‘쩐타마’, ‘삔딴’, ‘화이딴’(모두 해석 생략) 우리 욕처럼 노골적이지 않다. 영어도 욕이 있지만 한국처럼 다양하고 창의적이고 노골적인 욕이 많지 않다.
일본은 바카(바보), 칙쇼(짐승), 톤마(얼간이), 마누케(멍청이) 등이다. 일본 도쿄도시대학 이홍천 교수에게 일본 말에 특별히 욕이 적은 이유가 있냐고 물었더니 고토다마(言靈) 사상 때문이 아니겠냐고 해석했다. 120
둘째는 심리적 요인이다. 익명성 뒤에 숨어 누군가를 향한 욕으로 카다르시스를 느끼는 심리가 만연해 있다. 온라인 같은 공간에서는 당연히 익명성 의사소통이 일반적 의사소통에 비해 보다 솔직해질 수 있는 측면이 있다. 익명으로 의사소통을 하는 사람은 자신이 베일에 가려 있다고 생각함으로써 심리적 안정감을 갖게 마련이다. 익명성은 책임을 회피하게 만들고, 자제력을 약화시킨다. 또 탈억제 효과disinhibition effect를 초래함으로써 인터넷을 욕망의 배출구, 욕구의 해방구로 만들려 한다.
셋째는 정치적⋅사회적 요인이다. 편 가르기가 일상화돼 있는 오랜 사회⋅정치적 문화가 적대적 댓글 문화에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 한국 정치는 오랜 기간 상대를 공존의 대상이 아니라 배제의 대상으로 삼아 공격하고 편을 나누고 음해하는 일을 반복해왔다.
지지자들도 상대편 지지자들을 극단적으로 혐오하고, 같은 땅에서 공존하기 힘든 사람으로 취급해왔다. 증오는 증오를 낳는다. (121쪽)
《세상을 바꾸는 언어》 (양정철, 미디치, 2018, 20180321)
민주화의 마지막 여정 ‘언어 민주주의’
노엄 촘스키, 에드워드 사피어, 벤자민 리 워프 같은 언어학 석학들은 “언어가 의식과 사고를 지배한다.”고 말했다. (9쪽)
우리는 말을 하지 않고는 살기 어렵다. 사람을 만나면 말을 해야 한다. 말을 통해서 상대를 알 수 있어진다.
그 사람의 말투를 보고 사람을 판단한다. 어떻게 말을 할까에 대한 고민을 하게 만든 책이다. 조금 아쉬운 점은 어떻게 하면 좋은 언어습관을 가질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이 부족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