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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음 자서전 Oct 02. 2018

독서는 창의력을,
창의력은 밝은 미래

《우리가 사랑한 헤세, 헤세가 사랑한 책들》


-《우리가 사랑한 헤세, 헤세가 사랑한 책들》을 읽고 

  헤세의 독서력은 대단해 보인다. 그의 다양한 유형의 독서력이 놀랍다. 아마도 그는 고전서적을 많이 읽었던 듯하다. 그 경우에 작가에 대한 탐구를 게흘리 하지 않은 성싶다. 그런 까닭으로 이 책은 내용에서뿐만 아니라, 작가에 대해서도 많은 지면을 활용하고 있다. 당시에는 귀한 동양의 책들이 번역되어 지식층에게 읽혀졌다. 그의 독서력은 인도, 중국, 일본, 남아프리카에서 출간된 책까지 광범위했던 모양이다.  

  

  그 당시 우리나라에는 그리 많은 책이 없었다. 성리학의 대가였던 퇴계의 《주자서절요朱子書節要》나 《자성록自省錄》이 있었고, 주자학의 대가인 율곡의 《동호문답東湖問答》 정도가 고작이었다. 하지만 퇴계와 율곡의 책들은 독일어로 번역되지 못했다. 아마도 우리나라의 책이 독일어로 번역되는 통로가 없지 않았었나 싶다. 당대當代 유럽에 우리의 책을 알릴 수만 있었다면, 외국의 선진문물을 받아들였다면, 일본에게 나라를 빼앗기지도 않았겠다는 생각이 든다. 선진국의 문화를 받아들이는 가장 좋은 방법 중 하나가 독서가 아닐지 싶다. 그래 한 마디로 독서는 나라를 발전시키는 원동력이 될 수 있다. 돌아보면 우리나라의 문학도 우수하지 않은가. 그러므로 좋은 번역을 거치면 세계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한 마디로 세계적 문호의 작품집에 감상문을 쓴다는 건 서평‘초짜’로서는 사뭇 부담스럽다. 인터넷이나 신문서평을 읽어봐도 책을 소개하는 정도의 글이 태반이다. 나 역시 이 책을 읽고 언뜻 머릿속에 떠오른 생각들을 퍼내고자 한다. 

  무엇보다 먼저 이 책을 읽고 떠오른 낱말은‘독서’이다. 헤세는 폭넓은 독서다. 전술한 바와 같이 그가 다양한 외국 서적을 읽었다는 점이 내게는 경이롭기만 하다. 지금과 달리 책을 구하기가 쉽지 않았던 18세기에 이렇게 많은 책을 읽을 수 있다는 건 그만한 재력財力이 없고서는 불가능한 일이었을 것이다.  

  조선시대의 양반들은 책을 빌리면 밤새 필사를 하였다고 했다. 아니면 밤새도록 두 번 세 번을 읽었다. 그만큼 당시에 책은 고가高價였고 손에 잡기에는 귀했다. 구텐베르크의 인쇄술 덕분에 책이 대중화의 길로 나가기 시작했지만, 책값이 너무 비싸서 종교지도자나 부유층 귀족들만이 책을 지닐 수 있었다. 

 

  국가는 영토뿐만 아니라 민족 고유의 문화로 이루어진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에서 계승하고 발전할 고유문화는 무엇인가? 문화는 정신문화, 유형문화, 생활문화로 나뉜다. 이중에서 궁궐 등의 유형문화는 나름 잘 보존되고 있다. 또한 먹거리와 같은 생활문화도 보존되고 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정신문화가 계승되지 못하고 있는 점은 우리가 그저 간과할 일이 아니겠다. 

  예로부터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이라고 했다. 개인적으로 하고 싶은 일이 있어도 가정이 화목해야 되기 때문에 하지 이루지 못하는 경우가 없지 않았다. 공동체 문화에선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한다. 때문에 독창적인 개성을 발휘하기 어렵다. 혼자서도 잘 놀 수 있어야 하고 남의 일에 참견하지 말아야 한다. 

  이렇게 본다면, 혼자 놀기에 가장 좋은 게 독서가 아닐까? 월평균 독서량을 보면 미국 6.6권, 일본 6.1권, 중국 2.6권이고 한국은 0.8권이다. 앞으로는 창조적인 일을 하지 않으면 알파고, 로봇이 사람들의 대부분 일자리를 빼앗아가게 될 지도 모른다. 

  암기교육이 아닌 독서교육이 창조적인 사람을 만들 수 있다. 독서를 하면 몇 백 년 전, 또는 천 년 전의 사람과도 소통할 수 있고, 지구 건너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도 있다. 독서를 통해 그들과 소통을 하면, 새로운 생각을 할 수 있다. 《천재들의 창조적 습관》에서 창조적 습관에서 필요한 것으로‘고독에 대한 내성을 키우라.’고 하였다. 그렇기에 아이디어를 내는 가장 좋은 방법으로 첫째로 독서를 꼽았다. 우리나라의 지도자들도 창의력 있는 사람을 키울 수 있어야겠다. 그러기 위해서는 학교 교과에 독서지도가 필요할 일이다. 지도자는 멀리 보고,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핵심가치를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우리의 라이벌이자 숙적인 일본과 축구, 야구 등 운동 경기를 할 때면 온 국민이 열광적으로 응원을 한다. 한일전이 있는 날은 대부분의 국민이 텔레비전 앞에 앉아 있다. 독재정권이 만들어낸 3S(sports, screen, sex)정책이다. 스포츠도 좋지만, 독서, 학술 등으로 경쟁한다면 어떨까. 일본은 과학 분야 노벨상 수상자만 23명이다. 일본과 책을 놓고 토론하고 노벨상을 놓고 일본과 경쟁한다면 문화도, 경제도 발전하지 않을까 싶다.  

  책을 읽고 반드시 한 편의 글을 쓰면 독서 실력이 향상된다. 독서가 생식이라면 독서를 글로 남기는 것은 맛있는 요리를 하는 것이다. 《다산선생지식경영법》에는 끊임없이 메모하고 기록하는 것을 수사차록법隨思箚錄法이라고 했다. 이런 독서 기록이 모이고 모여서 요리의 재료가 되는 것이다. 

  헤세에게 독서는 삶이었다. 사람에게 밥을 먹으라고 말하지 않아도 밥은 먹는다. 그렇다면 헤세에게 있어 독서는 밥과 같지 않은가. 한 마디로 독서가 생활이 되어야 한다.‘생활이 독서이고, 독서가 생활’이 되면 좋겠다. 이를 위해 독후감이나 서평을 쓴다면 이 책이 길잡이 역할을 할 수 있으리라. 


*텍스트 : 헤르만 헤세, 《우리가 사랑한 헤세, 헤세가 사랑한 책들》안인희 옮김, 김영사,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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