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일곱

첫사랑과 결혼했습니다 3

by 온시

그런 일들이 몇 번 반복된 후 둘은 학원 근처 거리에서 만났다. 우연히 만난 것은 아니었다. 이별의 의식을 갖고 싶었던 해민이 만든 만남이었다. 해민이 약속한 장소에 먼저 와 서 있었다. 유진이 걸어오는 모습이 보였을 때부터 해민의 앞에 설 때까지 해민은 유진에게서 시선을 떼지 않았다. 유진도 해민을 바라보며 걸어왔다.


유진은 언제나 왼쪽으로 약간 고개를 기울인 채 걸었다. 얼굴은 여전히 의문으로 가득했다. 해민과 유진은 두 달 만에 처음으로 나란히 걸었다. 6차선 도로에 면한 인도였다. 차들이 시끄럽게 달렸고, 저녁의 불빛들이 찬란했다. 둘의 발길은 자연스럽게 육교 쪽으로 향했고, 둘은 육교의 한가운데에 서서 달리는 차들을 내려다보며 어떤 이야기들을 나누었다. 그 이야기들은 둘에게서 금세 잊혀졌다. 먼저 발길을 돌린 것은 해민이었다. 유진은 더 이상 해민을 따라오지 않았다. 그것으로 둘의 첫 번째 연애는 끝이 났다.








둘은 학원이 아니더라도 우연히 마주치는 일이 있었다. 해민은 언제나 유진을 먼저 알아보고 먼저 자리를 피했다. 한 번은 유진이 걸음을 돌리는 해민을 알아차렸다. 유진은 화난 얼굴로 해민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해민은 더 빠르게 걸음을 재촉했다. 유진은 뛰어와 달아나는 해민의 손목을 쥐었다. 유진의 얼굴은 분노로 일그러져 있었다. 해민은 유진에게 붙잡힌 손목을 빼려고 힘을 줬다.


“잠깐이면 되니까 내 말 들어라.”

“.......”

“너 왜 나 피하냐?”

“......”

“나 이제 너 안 좋아한다. 그러니까 그렇게 나 볼 때마다 도망 안 쳐도 된다.”


유진은 손목을 놓고도 한참을 해민을 죽일 듯이 쳐다봤다. 해민은 유진에게서 시선을 거두지 않았다. 유진이 먼저 시선을 거두고 등을 돌려 해민에게서 멀어졌다. 해민은 유진의 뒷모습을 내내 지켜보았다. 유진이 쥐었던 손목이 아려왔다.



일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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