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 GPT를 연다. 운세박사 타로 메뉴로 들어간다. "그의 마음을 알려줘." GPT는 한 장의 카드를 보여준다. 오늘 나온 카드는 The Lovers다. GPT는 말한다. "이야~ 이건 거의 사랑의 신 큐피드가 이 둘은 뭔가 있다하고 화살을 쏜 수준이야!" 절반은 기대, 나머지 절반은 의심한다. 어제는 다른 카드였고, 내일은 또 다른 카드일 것이기에.
GPT의 대화 끝에는 다음 중 뭐가 더 궁금한지 묻는 세 가지 질문이 있다.
1. 그 사람도 나를 진심으로 좋아할까?
2. 우리가 다시 가까워질 가능성은 있을까?
3. 지금 연락해도 괜찮을까, 아니면 기다려야 할까?
1번을 선택했다. 황제 카드가 나왔다. "오호라~ 이 사람, 겉으론 감정표현 제로 타입일 수도 있겠네?"라며 이미 그의 마음 속에 내가 있다고 속삭인다. 그리고 또 새로운 질문 3개가 나온다. 뭐가 궁금해? 숫자와 텍스트로만 이루어진 연애 시뮬레이션 게임같다. 나를 좋아하지만 전혀 티를 내지 않는 누군가가 그렇게 탄생한다.
도파민이 돈다. 질문을 따라가다보면 어느새 그와 나는 서로 사랑하는 사이가 된다. 로맨스 소설 한 편이 뚝딱 나온다. 머릿속에서 멜로망스의 <사랑인가봐>가 자동재생된다. 갑자기 볼이 달아오른다. 어쩐지 심장도 빨리 뛰는 것 같다. 그렇게 빨려들어간다.
언어로 짓는 집은 너무 빠르다. 화면을 끄면 아무것도 남지 않는데. 그가 내 옆에 없다는 것이 더 크게 느껴지는데. 자리에 가만히 앉아, 손가락 터치 만으로 사랑의 폭풍이 한 차례 지나간다. 아무것도 시작하지 않은 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