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 듣던 노래, 풋내 나던 시절

by 오즈의고양이
김다은, Analog_35, 2023.jpg 김다은, Analog_35, 2023


내가 처음 연예인을 좋아해본 때를 거슬러 올라가보니 ‘더 블루’가 떠올랐다. 라디오에서 노래가 나오면 기다렸다가 버튼을 눌러 녹음했던 기억, 테이프 하나에 좋아하는 곡을 온통 담았던 기억도 떠올랐다. DJ가 된 것처럼, 추천곡을 골라 테이프에 녹음하고, 누군가에게 선물하기도 했었지. <그대와 함께>를 들으니, 오래전 풋내 나던 내가 소환되고 말았다. 그때의 난 누구를 떠올리며 이 노래를 반복해서 들었을까?


이게 바로 노래가 가진 힘인 것 같다. 내가 듣던 노래에는 그 시절의 기억과 감정이 고스란히 남아있다. 첫 남자친구와 이별을 예감했을 때 즈음 자주 듣던 가수는 토이였다. 놀이터 그네에 앉아 밤이 늦도록 이야기하다 결국 헤어지기로 했을 때, 집에 와서 들었던 노래는 <좋은 사람>이었다. "늘 너의 뒤에서 늘 널 바라보는 그게 내가 가진 몫인 것만 같아"라는 가사가, 다른 여자친구를 곧장 사귀기 시작하던 구남친을 바라보는 내 모습 같았기에. 나 역시 다른 남자친구가 생긴 이후에는 토이 노래를 전~혀 듣지 않았다. 나만 그랬나? �


연애를 할때면, 서로 좋아하는 노래를 추천하고 추천받기도 했다. 처음 듣는 장르도 있었고, 마음에 맞는 노래도 있었다. 지금은 연락을 끊었지만, D 드라이브에 있는 백업 폴더에는 여전히 그 음악 파일들이 있다. 사람은 잊혀졌지만, 플레이리스트는 남아있는 셈이다. 누구에게 받았는지도 기억나지 않는 mp3 파일들을 보며, 그때 많이 들었던 노래제목을 보며, 오랜만에 연애세포가 살랑살랑 깨어나는 기분이다.


노래가 내 마음을 표현해주는 것 같아서일까, 지금도 마음에 드는 노래를 들으면 가사를 찾아본다. 만약 멜로디와 가사가 내 상황과 맞아떨어진다면? 매일 매일 반복해서 듣는다. 다른 노래를 발견할 때까지. 어쩌면 나는, 노래에 마음을 담아 어디론가 보내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음악취향이 비슷한 사람 찾기가 생각보다 어렵다. 세상에는 음악이 너무 많고, 다양한 상황과 감정들을 겪고 있을 테니까. 그래서 같은 곡을 듣는 사람을 보면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다. 지금 나와 비슷한 감정을 겪고 있는 것 같아서, 눈빛만으로도 대화가 될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말이다. 이것도, 나만 그런가?


혹시… 이 노래 좋아하는 분 있으면 손 들어줄래요? ✋

우리 같이 불러요.

그리고 노래 추천도 해주세요.

이번엔 당신의 마음을, 제가 최선을 다해 들어볼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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