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날아 오르기 시작.

모든건 내 탓일까.

by 활발한골방지기

마음을 조금 진정시킨 후 남편에게 전화를 걸었다.

담담하게 말을 전하고 싶었지만 남편의 목소리를 들으니 마음처럼 되지 않았다.

남편은 내 울음을 눈치채고 속상해 하기고 하고 미안해 하기도 했지만 시모와 화해하라는 나의 말을 듣지 않았다.

나는 어찌 됐든 두 사람 사이를 풀었으면 하는 마음이 컸다.

남편은 끝까지 시모 성격을 도저히 못 받겠다며 앞으로 보지 않겠다고 으름장을 놓았을 때, 시모가 나에게 어떻게 했는지 말해주었다.


내 말을 들은 남편은 씩씩대다 못해 분노에 사로잡혔고, 당장이라도 시모에게 쫓아가 따질 기세였지만 지금 이 상황을 우리 집에 가서 장인, 장모에게 당당히 말할 수 있으면 가라고 했다.


남편은 당연히 주저하며 시모에게 사과를 하러 갔고, 두 사람 사이는 그렇게 일단락되었다.


그다음 날 시모는 아무 일 없던 사람처럼 다시 다정한 말투로 나에게 사과를 했다.

나는 그 사과를 받을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지만 어쩔 수 없이 괜찮다며 마무리 지었다.


그날이 혼인신고한 지 한 달이 채 안되던 시점이었다.


배신감, 허망함, 후회감이 한데 섞여 나를 우울하게 만들었고 마음이 절망으로 끝없이 가라앉고 있었다.


혼인신고가 취소가 된다면 나는 당장에라도 취소하고 싶은 마음이었다.



나와 남편은 일주일에 몇 번, 한 달에 몇 번이고 부르면 밥 먹으러 시댁에 갔다.

남편이 없어도 임신한 상태로 버스 또는 택시를 타고 시댁에 가서 남편이 퇴근할 때까지 기다렸다가 집에 가곤 했다. 딱히 할 거리도 없었고, 태어나고 자란 지역이 아닌지라 친구도 지인도 없는 외딴섬에 있는 듯한 처지인지라 시댁에 가는 것이 그리 못마땅하지는 않았다.

게다가 임신 상태이니 시모는 최대한 편하게 해 주려 노력했다.


그렇게 큰 아이가 태어났고, 그때까지만 해도 무탈히 지내고 있었다.


하지만 시련은 언제나 오나보다.

무엇 때문인지 아이의 피부는 염증으로 인해 피부가 벗겨지고 진물 이 났다. 병원을 수도 없이 다니며 민간요법 등 좋다는 제품과 약들을 사서 발랐지만 아이의 피부는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아토피도 아니었고. 균 검사를 해도 아무 이상이 없었다. 하지만 아이의 피부는 계속해서 진물이나며 살갗이 뜯어져 나갔다.

임신 중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서 그런 것일까. 다 내 탓이다 하며 속상해하고 있었다.


좋아질 듯하다가도 나빠지는 아이의 피부는 내 속에도 진물 이 나게 했던 것 같다.


아이가 아픈데 주변 어른들이 가만히 있었을까.

시모는 베이비파우더를 발라보라고 했지만 가봤던 병원에서는 진물 나는 곳에 누가 파우더를 뿌리냐고 미쳤냐며 질타를 받았던 터라 거부를 했었다.


"나는 우리 애들 어렸을 때 다 이걸로 발라서 키웠어. 싹 들어가더라. 애가 땀이 많아서 그런 거야!"

"병원에서는 진물 이 나니까 절대 바르지 말래요."

"병원 의사들이 애 키워봤대냐! 내가 키워봤는데 누구 말을 들어."


그래도 처음에는 순순히 물러나는 듯 보였다. 하지만 하루가 멀다 하고 남편에게도 전화하고 나에게도 전화를 걸어 제발 좀 바르라고 닦달을 했다. 남편은 그래도 애 엄마가 알아서 할 테니 내버려두라고 말했지만 귓등에도 들을 사람이 아니었다. 심지어 베이비파우더를 사서 손이 쥐어 주었다.


슬슬 화가 나기 시작했다.

그래서 알겠다, 바르겠다고 했다.


울면서 파우더를 뿌리고 발랐다. 아이는 경기를 일으키며 울어댔다. 따가웠겠지. 그 어린 아이에게 바르는 내 심정을 시모는 알까.

나는 바로 물로 씻기고 말리고 연고를 발라줬다.

그리고 분노에 차서 남편에게 퍼붓고 시모에게 전화를 했다.


파우더 바르고 애가 경기를 일으키고 울었다-고.


이를 악물고 말을 하니 내 분노는 충분히 전달이 되었으리라. 그 이후 시모는 일절 관여하지 않았다.


그 이후에 대학병원에 예약을 잡고 갔다. 처방받은 연고로 아이의 피부는 거짓말처럼 좋아졌고 왜 이렇게 늦게 갔을까 하며 후회하고 미안해서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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