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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아기와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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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활발한골방지기 Mar 07. 2023

어린이집 VS 유치원

비교는 괜찮지만 편견은 금물


내 아이들은 만 3세, 만 5세다.

큰 아이도 작은 아이도 한국 나이로 치면 유치원에 가야 한다. 하지만 워킹맘인 나는 야간연장보육을 하는 사립 어린이집으로 보내고 있다.


하지만 종종 만나는 엄마들이 말한다.

"아니, 왜 아직도 어린이집에 보내? 유치원 가야지~!"

"나는 큰 애를 어린이집에 보냈었는데, 후회되더라고."

"뭐 어린이집에서 배우는 게 얼마나 많겠어? 교육 생각하면 유치원에 가야지~"

"우리 애는 영어유치원 다녀~확실히 발음이 달라."



나는 망부석처럼 듣고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그러다 보면 유치원 엄마들끼리 한데 뭉쳐 우리 유치원은 이렇네 저렇네, 이번에 우리 애가 배운 건 이거네, 저거네 너네는 뭐 배우냐 등등 말이 끊이질 않는다.


첫 만남에 큰 아이를 어디 유치원에 보내냐고 묻길래 어린이집에 보낸다고 하니 표정을 굳히고 다른 곳으로 가버리는 엄마도 만난 적이 있다.


더군다나 학원 내 학생들도 어린이집과 유치원을 가르고 왜 나에게 아이들을 어린이집에 보내냐고 질타를 한 적이 있다.



사실 나도 처음에는 유치원에 보내려고 했지만, 학원 일은 늦게 끝날 수도 있고 두 아이를 동시에 픽업이 가능한 곳. 그리고 저녁까지 챙겨주는 적합한 곳이 바로 지금의 어린이집이다.

사실 나 편하자고 보낸 건 맞다. 하지만 선생님들도 너무 좋았고, 오래 맡겨도 안심할 수 있는 게 1순위이긴 했다. 


상황상 유치원에 보내면 비용도 많이 들 뿐만 아니라, 내 퇴근 시간에 맞춰 다른 학원으로 보내야 하기에 추가적인 교육비가 너무나도 많이 들어 부담이 될 것이다. 

이 모든 것들이 유치원을 보내지 않고 두 아이 모두 어린이집에 보내고 있는 이유다.



더군다나 '아주' 중요한 '교육'.


유치원은 교육부, 어린이집은 보건복지부 관할이다. 물론 유치원에 가면 조금 더 많이 배울 수도 있지만 교육과정은 누리과정으로 어린이집과 유치원 모두 동일하다.


나는 나라에서 정해준 교육과정에 맞게 교육을 진행해야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현재 큰 아이는 한글을 배우고 있지만 아이가 책을 읽을 때 답답해해서 한글을 배우자고 권유했고, 아이도 처음에는 힘들어했지만 배운 지 두세 달이 됐을 때, 어려운 것 빼고는 대부분의 글을 읽는다. 

현재는 읽는게 재밌다고 좋아하며 한글 배우기에 더 집중하는 중이다.


우리 애들과 같은 어린이집을 졸업한 아이들이 있는데, 어떤 아이는 딱 제 나이대의 수준으로 공부하기도 하지만 어떤 아이는 자기보다 한 학년 위의 학습을 하는 아이도 있다.

집에서 더 많이 공부를 시킨다고 들었지만 아이가 얼마큼 받아들일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유치원에 다닌다고 아이가 똑똑해 지지도 않고, 어린이집에 다닌다고 또래보다 늦어지지는 않는다. 

그저 아이들마다 가지고 있는 기질에 따라 차이가 날 뿐이다. 



나는 둘째에게 아무것도 가르쳐 주지 않는다. 놀이 방법조차도 아이 스스로 원하는 대로 하게 두는 편이다. 신기하게도 둘째는 첫째를 따라 하기도 하지만 생각지도 못한 창의력을 발생시켜 가끔 나를 놀라게 하기도 한다. 그래서인지 자존감 하나는 출중한 아이다. 

엉망진창인 작품 또는 그림들도 너무나도 뿌듯해하며 좋아하는 모습이 참 순수해 보여 나는 좋다. 

큰 아이가 동생 그림을 보고 낙서라며 놀려도 둘째는 아랑곳하지 않고 그 낙서가 언니라고 하며 까르르 웃는 애다. (그 이후로 동생 그림을 보고 놀리지 않는다.)


나는 현재 두 아이가 만족하는 삶에 나 또한 만족하고 있다.

어린이집이건, 유치원이건 무엇이 중요하겠나. 내 아이들이 그저 행복하면 된다.


좋은 선생님을 만나는 것도 복이기에 두 아이 모두 어린이집에 보낸 것을 후회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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