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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아기와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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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활발한골방지기 May 02. 2023

육아 관련 영상을 보더라도

너무 어렵다, 육아.


"아이가 짜증을 내면 감정을 공감해 주세요."


아~ 짜증을 내면 저렇게 해야 되는구나?


육아 관련 영상은 이 시대에 차고 넘치면서 '육아'관련하면 오은영 박사님은 어딜 가든 빠지지 않는다.

한때는 나도 박사님처럼 심리 관련 논문을 쓰고 연구를 하면서 대중을 도울 수 있는 석박사를 꿈꿨다.


하지만 실제로 육아를 실행하면서 

나는 별로 좋은 인간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고 

육아를 하면서 나의 인내심의 한계와

나의 보이지 않는 밑바닥을 체험한 후에 

그 꿈은 고스란히 접어 넣어 두었다.


그래도 아이에게 느끼는 인내심의 한계는

고비에 고비를 넘겨 잘 버티고 있는 듯해서 

육아 관련 영상/책은 어느 정도 도움이 되는구나-싶었다.



무언가를 찾고 있을 때,

큰 아이가 태블릿을 가져가 색칠놀이를 하고 있었다.


칭얼댄다. 

"엄마아~ 이거 아기 상어 색칠하는 거~ 왜 없어?"

"아, 그거 어플인데. 광고가 너무 많이 나와서 지웠어."

"아 왜에~ 나 그거 하고 싶단 말이야!"

"아기 상어 색칠할 수 있는 그림 다운로드 해 줄게. 그걸로도 할 수 있잖아, 색칠."

"피~ 나는 반짝이도 있는 게 좋은데..."


칭얼대는 소리는 언제 들어도 사람을 힘들게 한다.

1단계로 지쳐 있었다.


곧이어 큰아이가 또다시 칭얼댄다.

"아니~!! 이거 왜 이렇게 안돼?!"

"천천히 해 봐. 엄마 뭐 좀 찾고 있어서(봐줄 수 없어)"

"이거!! 이거 안되잖아! 그거어~ 그거 해 줘어~ 반짝이~"


순간 2단계로 욱했지만 잘 참았다.


"반짝이 없어도 색깔 마음에 드는 거 할 수 있잖아."

"아니 나는 반짝이 하고 싶다고! "


순간 큰아이가 자신도 모르게 큰 소리가 나와 스스로 당황하는 것 같았다.

그와 동시에 나는 짜증을 내며 

"그러면 안 하면 되잖아! 너 그렇게 짜증내면 듣는 나도 기분 안 좋아!"


헉. 말해 놓고 또 후회.


[반짝이가 하고 싶었구나? 하지만 여기서는 반짝이가 없는 대신 색깔이 엄청 다양해. 이렇게 많은 색깔을 원하는 대로 선택해서 그릴 수 있고, 또 그 색깔을 이용해서 반짝이처럼 만들 수도 있다?]


라고 머릿속은 외쳤지만, 내 입으로 튀어나오는 것은 그저 짜증뿐이었다.


참 사람은 왜 이렇게 했던 실수를 반복하는지 모르겠다.


안 해야지, 안 해야지 하다가도 나도 모르게 쑥.


큰아이는 입을 삐죽 내밀고 어두운 표정으로 조용히 마저 색칠을 했다.


미안했다.

또다시 나는 '못된 엄마'라며 자책을 하고 

큰아이에게 미안하다는 표현을 했다.

큰아이는 나를 안아주며 속상했다고 말한다.


이렇게 작은 아이에게 나는 또다시 상처를 쥐어 준 것이다.


하지만 내가 정신 바짝 차리고 정석대로 말을 한다고 해서 아이가 100% 다 듣는 건 아니다. 


그저 육아 관련 영상/책은 나를 공감해 주고 나의 실수를 알려주며 육아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으면 하는 수단에 불과하다. 


내 아이에게 그저 조금이라도 따뜻한 말 한마디 건넬 수 있도록 하는 지침서.


이런 내용들이 세상에서 떠들썩하며 입에 오르내린다는 건

분명 나 같은 사람이 한둘이 아니라는 것이다. 


나는 비정상이 아니었다며 스스로를 위로하고 

다시 한번 아이에게 미안한 마음을 부둥켜안고서 중얼댄다. 



부디 내일도 평안한 육아 생활을 즐길 수 있도록 정신 바짝 차리자.


그리고

심호흡을 해 본다.



쓰읍-후- 소중한 내아가 쓰읍-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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