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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아기와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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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활발한골방지기 Mar 19. 2023

타인의 경험은 늘 정답이 될 수 없어요.

#6 진통의 매운맛은 이제 시작.


두 번째 출산은 '빨리 나온다.', '첫째 때보다는 수월하다'라는 등의 말들이 있다.


하지만 난 사람들의 가설적이고 개인적인 이론을 절반만 믿는 편이다.


세상이 어떻게 다른 사람들이 경험한 것 안에서만 돌아가겠나 싶은 마음 때문이다.


같은 경험이라도 다른 느낌을 받고 다른 생각을 남기고 다른 기억으로 생성된다. 왜곡이 될 수도 있는 거다.


간략하게 하자면, 사람의 기억을 절반만 믿고 듣는 편이라 하는 게 맞겠다.


이런 내 생각은 둘째를 낳을 때 확고해졌다.




둘째는 가진통이 먼저 왔었다. 때문에 진통 주기 어플로 밤새 체크해 가며 진진통으로 바뀔 때 병원으로 갔다.


그래도 경험자라고 바로 병원에 가지 않는 여유가 생긴 것이다.


주변에서 '양수 터지면 가야지', '벌써부터 가면 힘들어서 어떡해' 등등의 말들은 듣지 말고 부디 산모가 편한 대로 진행하시길.


병원에 갔을 때 나는 빨리 끝냈으면 좋겠다는 생각뿐이었다. 첫째 때의 고통이 생생하기 때문이다.

(아직도 그때를 생각하면 배가 저릿하다.)


웬일인지 둘째라니까 간호사들이 커튼으로 쳐져 있는 곳이 아닌 방으로 되어 있는 곳으로 안내를 해 주었다.


첫째 때와는 다르게 사람이 없었다.


"사람이 없어요?"


"아, 네~ 오늘은 없는 편이네요~"


속으로 잘 됐다- 싶었다.


진통이 주기적으로 계속 그리고 점점 더 심해질 때 나는 무통주사를 놔달라고 했다.


사실 첫째 때 무통주사 후유증이 있어서 주사를 놓았던 척추가 너무나도 아팠기에 맞고 싶진 않았지만 진통을 견디기엔 나는 너무나도 겁쟁이 었다.


하지만 간호사는 "산모님은 둘째시니까~ 둘째는 빨리 나올 수 있거든요~ 그러니까 조금만 버티시면 될 텐데 무통 주사 안 맞는 게 나을 것 같은데요?"


"진짜 둘째는 빨리 나와요?"


그 순간 어떤 산모가 들어왔고 들어오자마자 분만실로 들어가 '아악!'소리를 3분 정도 내더니 바로 아기가 태어났다.


나와 대화하던 간호사가 다시 나에게 와서 "방금 산모님도 둘째인데 되게 빨리 낳으셨죠?".


"오~ 정말요? 저 그럼 무통주사 안 맞아도 되겠어요!"


"네~ 그러세요^^"


간호사는 웃으며 나갔고 나도 웃으며 심호흡을 했다.


그래. 조금만 있으면 나오겠지. 진통 주기도 이렇게 짧은데!


하지만 나는 그러면 안 됐었다.


허리가 끊어지는 한이 있더라도 무통주사를 맞았어야 했으며 남들이 쉽게 낳는다고 해서 나도 쉽게 낳는다는 그런 가벼운 생각을 하면 안 됐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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