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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활발한골방지기 Jun 18. 2023

번아웃이 또 왔네요.

결혼과 육아를 거쳐

일을 다시 시작한 지 1년 6개월이 되었습니다.

그만두고 싶었던 적이 꽤나 많았지만 

아이들 어린이집에 가까우면서 근무 시간이 짧은. 

주부가 된 저에게 이보다 더 좋은 직업이 있을까 싶었지요. 


하지만 일이란 게 어디 만족이 있나요,

노동자와 고용주 사이의 관계는 어딜 가든 달라지지 않는 입장차가 존재하며,

불만과 불신은 만족과 믿음으로 손바닥 뒤집듯이 달라지기도 하죠.


저는 노동자도 해 보고 고용주도 해 봤지만 만족감은 어딜 가든 없었어요.


그저 노동자 입장에서는 고용주 입장을 한껏 이해하려 노력하고 

고용주 입장에서는 노동자의 편의를 이해하려 노력할 뿐이었지

명확한 해결책이 있는 건 아니었어요.


때문에 근무시간을 초과하여도 근무시간이 아니어도

만족감을 줄 수는 없지만 저의 마음을 태도로라도 보여주려 무던히 애썼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런다고 사람이 만족할까요?

글쎄요. 만족할 수도 있고, 그런 저의 태도를 알아줄 수는 있겠지만

불만과 불만족감은 깊은 바닥 언저리에 머물러 있을지도 모르죠.


만족은 끝이 없으니까요.


사람은 추구하는 일의 방향이 저마다 다르죠.

생계가 될 수도 있고 명예, 자부심 등이 될 수도 있으니까요.


저는 명예도 명예지만 사실 능력을 증명하는 것이 더 중요한 것 같아요.

내가 맡은 일은 완벽함에 가깝게 진행하고자 하는 편이죠.

남과 비교해서라도 좋은 결과를 낳고자 생각하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런 저에게 최근에 저의 일처리 방식이 직장과 맞지 않는다는 것을 느낀 적이 있었어요.


저를 좋게 봐주셨을 때, 조금 더 영역을 넓혀서 들어갔었어요.

하지만 저는 적응하는데 시간이 걸리기도 하고 남의 영역을 관리하기가 도저히 감당이 안되더군요.

정리가 되지 않는 것을 짧은 시간 안에 머릿속에 입력하기엔 저에겐 버거운 부분이었어요.


순간적으로 제가 설 자리가 없어지고 있는 느낌을 받았어요.


이럴 때 속상하게도 번아웃이 옵니다.


'이 상황 뭐지?', '나 여기 계속 있어야 하나?', '그만두고 새로운 것을 찾을까?', '그런다고 당장에 수입이 없으면 힘든데...', '내가 돈을 벌자고 여기에 계속 있는 게 맞나?'

등등의 쓸데없는 생각들이 저를 차지하기 시작하죠.


정말 쓸데없는 생각인 건 뼛속 깊이 알고 있지만

이 생각들은 저를 계속해서 공격해 마음 깊이, 머릿속 깊이 침투해 옵니다.


공격을 받은 제 마음은 뇌와 표정 그리고 태도를 조종하기 시작해요.

무례해지기도 하고 냉정해지기도 하고 소름 끼치게 부정적으로 변하기도 합니다.


제 마음을 타인에게 전가시키는 것 같아 그것만은 정말 혐오하는 것인데요,

저도 어쩔 수 없는 사람이다 보니 저도 모르게 후회할 짓들을 하곤 합니다.


그래서 번아웃 와서 무기력해질 때 저는 꼭 장소를 이동시켜요.

출근하기 전에 조용한 독립서점에 찾아가든지, 

동네를 벗어나 다른 동네에 있는 어느 건물에 가서 구석구석 구경을 한다든지.

차를 타고 공터에 나가 햇빛을 맞으며 경치를 구경한다든지.

등등의 일들 그러니까 조금 더 힐링이 되는 공간을 찾고자 스스로를 움직입니다.


주말이 되어서 해도 좋지만 저는 출근 전을 추천해요.

쌓아놨다가 주말에 터트리지 말고 오늘도 지칠 나에게 주는 보약 같은 느낌으로요.


때로는 안 해본 것들을 시도해 보는 것도 정말 좋은 효과가 들더라고요.


일을 곳에서만 일을 하다 보면 생각과 틀이 머물러 있게 되는 경우가 생기더군요.

그럴 때는 얼른 깨고 일어났으면 합니다.

쉽지 않긴 해요. 무기력해지면 보이지 않는 무언가가 저는 꼼짝 않게 하거든요.

하지만 본인의 잠재력을 믿어보세요.

생각보다 우리는 스스로를 가두고 있는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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