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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활발한골방지기 Jul 24. 2023

수학을 하는데, 문해력이 왜 중요해요?



학부모님들 중, 수학에 있어서 문해력의 중요성을 모르고 넘어가시는 분들이 꽤 있습니다.

처음에는 놀랍고도 이해가 가지 않았습니다.


유튜브에서도, 책에서도 많이들 얘기하고 강조하는 건데 왜 모르지?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한 학생이 읽기를 몸서리치게 싫어합니다. 

연산은 누구보다도 빠르지만 문장으로 된 문제가 나오면 고민하지 않고 바로 모른다고 책을 들고 저에게로 왔습니다.

고민을 해야 진짜 공부라고 몇 번이나 강조했지만 이해가 되지 않는 눈치였습니다.


"모르겠어요."라고 책을 들고 옵니다.

진짜 읽어봤냐고 물어보면 당연히 읽어 봤지만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는 겁니다.


이런 학생은 가르치다보면 보이지 않는 벽에 부딪힌 느낌을 받습니다.

설명을 진득하게 하자니 내가 수학 강사인지, 국어 강사인지 혼동될 때가 많습니다.


수학 문제를 푸는데, 그 문제를 선생님이 해석해서 풀게 되면 그 아이는 어떤 효과를 볼까요?

비싼 돈을 들여 학원을 보내는데 아이는 늘 모른다며 우는 소리를 합니다.


결국 수학을 바로 포기하거나 그동안 공들인 시간이 아까워 점점 떨어지는 성적을 붙들며 스스로와, 부모님과의 갈등이 깊어집니다.



이런 방법, 저런 방법을 써 봐도 안되서 답답하던 찰나, 학부모 상담 전화를 했을 때 비로소 알게 되었습니다.


아이의 부모님은 아이가 답답해하니 지체하지 말고 쉬운 방법을 알려줘라-라고 말하는 순간,


늘 문장을 이해하라고 해도 '내가 왜? 그냥 설명해 주면 되잖아.'라는 표정으로 저를 쳐다보는 그 아이의 눈빛의 이유가 분명해졌습니다.


책을 한 달에 몇 권을 읽냐고 물어보면 안 읽는다고 합니다.


왜 안 읽냐고 물어보면 시간이 없다고 합니다.


학원을 빠듯하게 다니는 것도 아니고 단순히 게임하고 친구들과 노느라 시간이 없다는 겁니다.

노는 것은 적극 찬성이지만 조금의 노력조차 하지 않는 태도가 안타까웠습니다.


아이는 왜 책을 읽어야 하고, 왜 이런 질문을 하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저를 쳐다봤습니다.


물론 책을 많이 읽는다고 모두가 문해력이 좋아지는 건 아니지만 

아예 읽지 않는 아이와 많은 책을 읽는 아이는 분명히 차이가 납니다.


태도, 생각, 해결 방법 등 모든 것들에요. 물론 예외는 있습니다. 

책을 정말 많이 읽는 아이가 주의력 결핍이라 책을 읽어도 무슨 말인지 모르는 경우도 봤으니까요.


(어머니의 강요에 의해 책을 붙들고 있는건데, 눈으로는 글자를 읽고 있지만 머릿속을 다른 생각을 하고 있고 아주 어릴 때 부터 지속이 되던 거라 습관이 되어 이제는 글을 읽어도 머릿속에서 정리가 되지 않아 무슨 뜻인지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 많다고 한 아이도 있습니다.)


현재로서야 어떻게든 잘 이어가고 있지만 제 눈에는 장담할 수 없는 좋지 않은 미래가 그려졌고,

제 마음도 안타까운 마음에 구름이 낀 듯 합니다.




연산을 잘한다고 수학을 잘하는 걸까요?


수학의 기본은 연산이 맞지만, 연산을 잘한다고 해서 수학을 잘하는 건 아닙니다.

많은 수학 선생님들이 동의하는 말이라 감히 생각합니다.


어디서 나누고, 어딜 곱해야 하는지 문장을 이해하지 못하면 풀지를 못하는데 연산이 무슨 소용인가요.


그 아이에게 직접적인 관여를 하진 않겠지만 그래도 제가 가르치는 동안 제 교실에서 만큼은 꼭 성장할 수 있길 바라는 마음이 큽니다.


똑같은 설명을 했어도 아이마다 받아들이는 방식과 범위가 다릅니다. 


부디 꿋꿋이 잘 이겨내어 스스로의 공부법을 알게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모든 공부의 근본은 올바르고 자신만의 '해석'에서 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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