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내면 딱밤!
가위, 바위, 보!”
아빠와 아이가 가위 바위 보를 한다.
어린아이는 ‘주먹’밖에 내질 못한다.
신난 아빠는 ‘보’를 연신 내며
아이의 이마를 간지럽히기도, 손바닥으로 이마를 퉁 치기도.
간지럽기도 하고 아플 수 있겠지만
매번 자신이 지는 게 이상함을 느낀 아이는
자신의 동그란 주먹을 지그시 쳐다본다.
그새를 못 참고 아빠는,
“킬킬킬, 아파? 살살할까?”
“아빠!!!!”
놀란 아빠는 움찔.
“깜짝이야~! 왜, 왜?”
“이게 주먹이에요~?”
“그래~ 그게 주먹이야~”
‘퍽!’
아이의 작고 보들보들한 주먹은 아빠의 눈 사이를 명중했다.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아빠는 어이없고 그저 웃기기만 한다.
맞은 곳을 손으로 잡으며 웃는 아빠나,
그 모습을 보고 웃는 아이나,
유전자는 못 속인다.
저 개구쟁이 둘을 어쩌면 좋나.
가위 바위 보는 그저 웃음으로 마무리되었고,
이후에 아이는 가위, 바위, 보를 골고루 낼 수 있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