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꺼운 독서일기 열셋
나는 맨 뒷자리에 앉아 고개를 돌려 창문 너머로 그가 계속 손을 흔드는 것을 보았다. 꾸벅꾸벅 조는 사람들 틈에서 고개를 돌릴 때마다 손을 흔드는 그의 모습이 점점 작아졌다. 버스가 코너를 돌아 완벽히 사라져버릴 때까지, 내 뒷모습이 그의 시야에서 완벽히 없어져 버릴 때까지 계속해서 내게 손을 흔드는 그. 나의 뒷모습을 그렇게까지 오래 바라봐준 사람은 그가 처음이었다. - 박상영 「우럭 한 점 우주의 맛」(『대도시의 사랑법』, 창비, 2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