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꺼운 독서에세이
그때 나는 사슴 뼈를 보면서 숲과 사슴의 역사를 가슴으로 느꼈습니다.
- 박수용(자연다큐멘터리 감독)과 함께
만주, 북한 국경, 백두대간에는 어른 박수용이 있다. 야생 시베리아 호랑이의 영상을 찍기 위해 나무 위나 땅굴 속에서 버틴다. 영하 30도의 날씨 그보다 무서운 철저한 고독을 견디며 그가 우리에게 보여주고 싶었던 것은 자유를 누리면서도 자연의 법칙을 따르는 호랑이의 모습이다. ‘영원히 지속되는 어떤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지금 여기를 영원처럼 사는 것이 중요’하다는 하나의 진리이다. 삶의 의미가 무엇인지 박수용 감독이 내게 남긴 문장을 옮긴다.
우린 오솔길을 걷듯이, 마치 호랑이가 그런 것처럼 한 발 한 발 내딛으면서 노동하고 먹고삽니다. 그러나 자아 속의 소통이 없다면 노동만 하고 살게 되고 맙니다. 자아 속의 소통이란 대단한 것이 아닙니다. 그건 마치 왼발을 든 채 정지 상태로 5분을 참는 것과 같습니다. 요가나 명상을 위해서가 아니라 기다리고 구하고 극복하기 위해서 말입니다. 그것이 긴 흐름 속의 순간에서 삶의 의미를 찾는 법입니다. (68쪽)